R&D 끊기면 껍데기만…감정 아닌 기업 가치 따른 선택
전문경영인 체제 필요…가장 중요한 건 한미 미래 역량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의 한 축인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모녀 측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이런 선택을 '편 가르기'가 아니라 '투자자로서의 합리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임주현 부회장은 그동안 연구개발(R&D)을 이끌어 왔고 최근 좋은 성과도 냈다"며 "이런 흐름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전문경영인 체제를 5년간 지지해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라데팡스의 선택 기준이 '감정'이 아니라 '기업 가치'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미약품은 R&D가 주축이 돼야 하는 제약회사이고 회사 가치도 미래 역량 측면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원가만 줄이고 R&D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껍데기만 남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라데팡스 대표이자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다. 라데팡스는 2022년 무렵부터 모녀 측의 상속세와 지분 문제를 자문해 왔다. 최대주주단의 일원이 된 건 지난 2024년 12월 4자 연합에 합류하면서다.
한편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2024년 연초 시작됐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모녀 측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고, 당시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반발해 이른바 '모녀 vs 형제' 분쟁이 촉발됐다.
이때 열쇠를 쥐었던 인물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다. 그는 창업주 고(故)임성기 회장의 고등학교 후배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 일가를 뺀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주식을 쥐고 있었다. 신 회장의 표가 어느 편에 실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구조였다. 2024년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은 형제 측에 섰다. 이 대결에서 형제가 이겼다.
그러나 같은 해 하반기 신 회장이 모녀 측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모녀 측을 자문하던 사모펀드 라데팡스까지 합류해 '4자연합'이 꾸려졌다. 상속세와 담보 부담에 밀린 형제 측은 잇따라 지분을 팔았다. 결국 지난해 연초 모녀 측이 이사회와 대표이사직을 되찾으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4자연합은 다시 흔들렸다. 신 회장이 올해 2월 임종윤 회장 측 지분까지 사들이면서다. 이 거래로 신 회장은 개인과 한양정밀을 합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29.83%까지 늘렸다.
다만 임종훈 대표의 선택은 달랐다. 임 대표는 신 회장이 아닌 사모펀드(PEF)에 보유 지분 2.50%를 매각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훈 대표는 "아버님(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뜻을 가장 진정성 있게 계속 이어가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임종윤 회장을 제외한 창업주 가족이 다시 결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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