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7월 이후 22개월째 출생아 증가세
패션·화장품·홈케어까지 영유아 소비 확대
유통업계, 가족 단위 고객 겨냥한 경쟁 본격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올해 문을 연 '이구키즈 서울숲' 오프라인 매장 내부 모습. ⓒ29CM
출생아 수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유통업계가 모처럼 '키즈 특수'를 맞고 있다.
패션부터 화장품, 출산 전후 서비스까지 영유아 관련 소비가 늘어나면서 업체들도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인구동향'에서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2만4521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8% 증가했다. 이는 2019년 4월(2만610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출생아 수는 2024년 7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도 0.93명으로 1년 전보다 상승했다. 특히 30~39세 여성의 출산 증가가 전체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아·아동용품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패션 시장이다.
지난해 FW 시즌 키즈 라인을 선보인 LF 헤지스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헤지스 키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191% 증가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스파오키즈 데님 하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파오키즈 콜라보 의류 카테고리 매출도 78% 늘었다.
4월 한 달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스파오키즈 데님 하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증가했고, 콜라보 의류 카테고리 매출도 약 2배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관측된다.
29CM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선물하기 수요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29선물하기'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보다 131% 증가했다.
29CM 관계자는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조카나 지인 자녀를 위해 선물을 구매하는 이른바 '이모·고모 소비'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영유아 관련 수요 확대가 확인됐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올해 1~4월 유아동 카테고리 거래 완료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육아용품 거래가 고르게 늘었다. 유모차 거래 완료 건수는 18%, 아기띠는 26%, 이유식은 20%, 아기침대는 11% 각각 증가했다.
아동 의류 역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아동복과 상하복 거래는 각각 64% 늘었고, 우주복은 33%, 속싸개는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유아 화장품 시장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로투세븐의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도 출생아 증가의 수혜를 보고 있다.
궁중비책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5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93억300만원) 대비 약 2.9% 증가했다. 제로투세븐 전체 매출에서 궁중비책이 차지하는 비중도 51.2%에서 57.4%로 6.2%포인트 확대됐다.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들의 소비도 제품 구매를 넘어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생활 서비스 플랫폼 숨고가 최근 임산부 2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3%는 출산 전후 주거 환경 관리를 위해 전문가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5.3%가 무거운 몸으로 직접 주거 환경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문가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출생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키즈 시장을 겨냥한 투자와 마케팅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9CM는 지난해 성수동에 첫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서울숲에 2호점을 열며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LF와 이랜드월드는 단순히 키즈 라인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인 브랜드를 가족 단위로 확장하는 '패밀리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F는 헤지스 등 성인 라인에서 구축한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키즈웨어를 지속적으로 고도화 할 계획이다.
이랜드월드 역시 가족 단위 소비를 겨냥해 성인복 브랜드의 콘텐츠와 인프라를 키즈 브랜드에 접목하는 '패밀리 브랜드'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스파오의 협업 전문 조직인 '스파오 콜라보셀'을 통해 성인용과 키즈용 제품을 동시에 선보이는 '패밀리 단위' 상품 전략을 펼치며 패밀리룩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생아 증가가 당장 시장 규모를 크게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키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히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패밀리룩, 캐릭터 협업,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등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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