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는 열렸는데 불안은 여전…걸프국들, 美·이란 합의에 '경계'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26 06:00  수정 2026.06.26 09:19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 회복…걸프국들 “이란만 이득 볼 수도”

2023년 5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터이너선이 항행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국제유가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핵심 동맹인 걸프 국가들은 이번 합의가 이란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24시간 동안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며 해상 운송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쟁 이전 수준까지 하락하며 에너지 시장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안보 불안은 여전하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바레인에서 걸프협력회의(GCC) 외교장관들과 회담을 갖고 미국·이란 평화 합의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동맹국 달래기에 나섰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걸프 국가들의 안보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 수로인 만큼 어떤 국가도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항행을 방해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은 이번 합의가 이란의 경제력을 회복시켜 장기적으로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합의안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란 재건을 위한 대규모 지원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역내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미국은 동맹국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동시에 이란과의 후속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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