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미국 AI 공략 가속…하이닉스·스퀘어·SKT 삼각축 부상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6.26 10:51  수정 2026.06.26 10:54

SKT, 하이닉스 美 AI 투자법인에 7384억원 출자…AI 팩토리·클라우드 사업 확장 포석

하이닉스 ADR 추진에 스퀘어 수혜 기대…반도체·투자·인프라 잇는 그룹 AI 전략

ⓒSK하이닉스

SK그룹이 미국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를 잇는 '인프라-반도체-투자' 삼각축의 대미 확장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 법인(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에 출자 약정을 최근 체결했다. 출자 규모는 7384억원으로 SK텔레콤은 신규 주식 1198주를 취득해 지분 0.9%를 확보하게 된다.


출자는 약정 한도 범위 내에서 4년간 필요 자금을 수시로 납입하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지난 3월 SK(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2억5000만 달러(약 3663억원), 3억8000만 달러(약 5567억원)를 출자했고 SK텔레콤이 이번에 추가로 합류했다.


SK텔레콤 측은 "당사 AI 사업과의 시너지 확보 측면에서 SK하이닉스가 설립한 AI Co. 에 출자를 결정했다. 급변하는 AI 생태계에서 다양한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출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AI 팩토리'와 'AI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AI 팩토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회동에서 양사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Full Stack) AI 클라우드'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AI 작업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GW(기가와트)급 스케일을 목표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출자는 SK그룹이 추진하는 미 AI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은 올해 1월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및 100억 달러(원화 약 14조6500억원)를 출자해 만든 미국 소재 AI 전문 투자법인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데이터센터 전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AI 컴퍼니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AI 컴퍼니는 SK하이닉스에는 HBM 수요 확대 기반을, SK텔레콤에는 AI 팩토리 구축 역량을 제공하는 등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전력·소프트웨어 등 AI 인프라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투자 기회를 선점함으로써, SKT는 그룹 차원의 AI 생태계에서 인프라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SK하이닉스의 ADR(주식예탁증서) 발행 추진과 맞물려 그룹의 미국 AI 사업 확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7월 10일 상장을 목표로 최대 45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ADR 발행과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가치 상승 효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은 최대주주(20.5%)인 SK스퀘어의 수혜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가에서는 ADR 발행에 따른 신주 희석 우려를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상쇄할 경우 하이닉스 가치가 높아지고, 이는 곧 SK스퀘어의 NAV(순자산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일 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FCF)의 일정 금액을 자사주 취득·소각에 활용할 경우 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따라 스퀘어의 주가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며 "하이닉스의 자사주 취득·소각이 100조원일 경우 21조원 수준의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이 한국 시장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 하이닉스 ADR이 프리미엄을 인정받으면 한국에 상장된 하이닉스 원주 가치도 올라가게 돼 SK스퀘어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이다.


결국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SK텔레콤이 AI 인프라, SK스퀘어가 투자 레버리지 역할을 맡으면서 SK그룹의 미국 AI 전략의 삼각축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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