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적 허용에서 폐지로 기조 전격 선회한 정부
당권주자들 강공·강성 당원 관심 등 부담감 작용
鄭 "완전 폐지 환영"…검찰개혁 주도권 선점
"검찰개혁 방향 전환 공 두고 전대서 경쟁 예상"
G7 정상회의 등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공식 입장으로 정리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초 정부가 유지해 온 '예외적 보완수사권 허용' 기조가 폐지로 선회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 등 당권주자들이 강성 권리당원을 의식해 검찰개혁 완수론을 경쟁적으로 내세워 온 상황에서 정부가 결국 폐지 입장을 택하면서 결과적으로 당권주자들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기본 원칙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며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당에 전달하고 이후에는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완수사권만큼은 일정 부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검찰 수사 공백 우려와 현장 실무 의견 등을 고려한 절충안이었다.
실제 당정은 검찰개혁을 2단계로 나눠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정부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돼 왔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권주자들은 앞다퉈 검찰개혁 강공 드라이브에 나섰다. 강성 권리당원들의 관심이 높은 검찰개혁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부 역시 당내 기류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 전 대표는 가장 선명한 목소리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해 왔다. 검찰개혁 완수를 자신의 대표 공약처럼 내세우며 강성 당원층 결집에 공을 들여왔다.
정부 발표 직후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먼저 환영 메시지를 내며 이슈 선점에 나섰다. 그는 "정부의 입장을 환영한다"며 "국회에서 보완수사권을 불가역적으로 완전 폐지하겠다.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정 전 대표가 정부 결정을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자신이 주장해 온 방향으로 정부가 최종 입장을 정리한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 검찰개혁 주도권을 더욱 강하게 주장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대표 입장에서는 '내가 먼저 주장했고 결국 정부도 같은 방향으로 왔다'는 프레임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심 경쟁에서 상당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총리 역시 이번 발표를 통해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대표가 검찰개혁 이슈를 선점하려 하자 정부 최종 입장 발표를 통해 오히려 김 총리가 개혁 완수의 주도권을 쥔 모습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 총리가 직접 브리핑에 나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검찰개혁 방향을 정리하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권주자들의 메시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 전 대표가 '검찰개혁 완수'를 앞세워 강성 권리당원층 결집에 나설 경우, 김 총리 측 역시 정부·당정 조율 능력과 실제 정책 성과를 강조하며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검찰개혁 정책 변화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강성 당원층을 향해 경쟁적으로 검찰개혁 완수론을 외치는 상황에서 정부가 결국 폐지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앞으로는 누가 더 강하게 검찰개혁을 주장하느냐보다 누가 검찰개혁 방향 전환을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느냐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논의 주체는 원래부터 국회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당이 대립할 경우 검찰개혁에 혹여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고 논의 주체인 국회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전당대회 구도와 이번 결정이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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