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만 연결하면 작동하는 단일광자 광원 나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6.18 09:51  수정 2026.06.18 09:51

KRISS, 상온에서 작동하는 단일광자 광원 19인치 장비로 구현

공주대 이욱재 교수팀과 광자 추출 효율 높여…큐라드와 제품화

금융·의료·정부망 양자암호통신 보안 광원으로 활용 기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들이 '상온 플러그앤플레이 단일광자 광원' 장비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이호성)은 극저온 냉각장치 없이 상온에서 작동하는 단일광자 광원을 19인치 랙형 소형 장비로 구현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작동하는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으로, 그동안 연구실에 머물던 양자광원 기술을 통신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단일광자 광원은 빛 알갱이인 광자를 하나씩 만들어내는 장치다. 양자통신·양자센싱·양자측정 등 광자 기반 양자기술의 출발점이다.


양자통신에서는 광자에 정보를 담아 보내는데, 도청 시도가 있으면 광자 상태가 바뀌어 흔적이 남는다. 다만 기존 단일광자 광원은 영하 270℃ 수준의 극저온 환경과 방 한 칸 규모의 광학 실험대, 숙련된 연구자가 필요해 통신 현장·병원·보안 시설에 투입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반 단일광자 광원을 상온 플러그앤플레이 장비로 만들었다. 220V 일반 전원으로 작동하고 복잡한 광학 정렬 없이 단일광자를 내보낸다.


19인치 랙형 구조여서 기존 양자암호통신(QKD) 장비와 연결하거나 현장에 설치하기 쉽다. 장치는 단일광자 순도를 나타내는 g²(0) 값 0.28과 초당 68만 개 출력, 30분 동안 1.6%의 안정도를 확보했다. 10~40℃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핵심은 질화갈륨 반도체 안에 자연적으로 생기는 미세한 결함을 활용하는 데 있다. 이 결함에 에너지를 가하면 광자가 하나씩 나오지만, 결함은 원자 수준으로 작고 무작위로 흩어져 있어 같은 위치를 다시 찾기 어렵다.


KRISS는 방출 위치를 좌표처럼 기록해 장비를 껐다 켜도 같은 지점을 자동으로 찾아가는 ‘공간 확정적 맵핑’ 기술을 개발했다. 위치 재현 정밀도는 10나노미터(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 미만 수준이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공주대 이욱재 교수팀은 반도체 표면에 광자를 위쪽으로 유도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원형 브래그 격자를 설계·제작해 광자 추출 효율을 끌어올렸다.


KRISS는 단일광자 광원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광원의 품질을 시험하고 개선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양자광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독일 연방물리기술연구소(PTB), 이탈리아 국립계량연구소(INRIM) 등 해외 측정표준기관과 성능을 비교·검증하며 국제 신뢰성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KRISS는 스핀오프 기업 큐라드와 제품화에 나섰으며, 이번 기술은 금융·의료·정부망 등 중요 통신 구간의 양자암호통신 보안을 높이는 광원으로 쓰일 수 있다.


이번 성과의 기반이 된 광자 추출 효율 향상 연구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Laser & Photonics Reviews’에 2025년 5월 22일 자로 실렸다.


홍기석 KRISS 책임연구원은 “단일광자 광원은 광자 기반 양자기술의 핵심 부품이지만 그동안 극저온 실험실에 묶여 있었다”며 “이번 성과는 상온에서 쓸 수 있는 장비형 광원으로 현장 활용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큐라드 대표는 “KRISS 기술을 더 작고 견고한 제품으로 완성해 국내 기술 기반의 양자광원 공급망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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