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스페이스X' 속도내는 한화, KAI 지분 9.04% 확보…수은 이어 2대 주주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6.16 17:10  수정 2026.06.16 17:52

한화에어로 6.50%·한화시스템 1.53% 확보

연말까지 5천억원 추가 투입, 지분 12% 이상 전망

서울 중구 한화빌딩 전경. ⓒ한화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9.04%까지 확대하며 수출입은행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우주산업이 '스페이스X' 등 대형 민간 기업 중심의 자본·규모 경쟁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KAI와의 협력 기반을 넓혀 우주·항공 분야 통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일 공시를 통해 KAI 지분 6.5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공시한 KAI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을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


한화시스템도 1250억원을 들여 KAI 주식을 추가 취득하고 지분율을 1.53%까지 높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HAUSA)가 보유한 지분 1.01%를 더하면 한화그룹의 KAI 지분은 총 9.04%가 된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수출입은행(26.41%)에 이어 KAI 2대 주주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KAI 지분을 9.97%까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15일 KAI 종가 14만7600원 기준이다. 계획대로 매입이 이뤄지면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12%를 넘어서게 된다.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해 공시한 바 있다. 한화는 KAI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회사와 주주, 이해관계자 이익을 고려해 관련 사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이번 지분 확대 목적을 대한민국 안보 증진과 우주·항공 분야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 생태계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우주산업은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민간 주도 대형화·통합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주산업이 인공지능(AI), 통신, 정찰, 기상, 항법 인프라와 직결되는 전략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주요국은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와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우주·항공 시장은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복수 기업의 중복 투자로 개발과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화는 한화와 KAI가 보유한 기술과 역량을 결합하면 중복 투자를 줄이고 발사체부터 위성, 지상체계, 우주서비스까지 연결되는 국내 최대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는 30년 이상 항공엔진, 항공전자, 레이더, 위성, 우주 발사체, 지상방산 분야에 투자해왔다. KAI는 국내 유일 완제기 개발·제작 업체로 위성 개발과 공중전투체계 분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수출 측면에서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해외 고객들은 기체 단독 구매보다 엔진, 항전장비, 무장체계, 후속지원 등을 포함한 통합 패키지를 요구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가, 납기, 기술 이전, 공급망 전체 협상력과 통합 대응 역량이 수출 경쟁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한화는 KAI와 협력을 통해 공동 의사결정과 전략 수립, 해외 수출 공동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첨단 항공엔진 개발 역량을 KAI의 완제기 사업과 결합하면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수출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 효과도 내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 KAI는 경남 사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한화는 양사 협력이 창원과 사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잇는 남부지방 우주·항공 종합벨트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한화는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생태계를 만들고 일자리 창출, 스타트업·벤처기업 육성,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협력업체 해외 동반 진출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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