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불법 비자금 300억' 지우고 '처분 재산'도 다시…최태원·노소영 파기환송심 진짜 쟁점은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6.14 15:49  수정 2026.06.14 17:41

최태원·노소영, 15일 재산분할 2차 조정 2년만에 파기환송심 법정에 동시 출석

대법원이 바꾼 '35% 기여율' …최태원·노소영 새 재산분할 공식

주당 16만→60만원 급등한 SK 주가보다 더 큰 변수

해당 인포그래픽은 AI로 제작됨.

·파기환송심의 핵심은 SK㈜ 주가 상승분이 아니라 노소영 관장의 기여율 재산정이다. 항소심의 35% 기여율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300억원 기여론이 주요 근거였지만, 대법원이 이를 배제한 만큼 SK㈜ 지분이 특유재산에 가깝게 평가되면 기여율은 대폭 낮아질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나눌 재산의 겉규모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주가 상승이 혼인 파탄 이후 최태원 회장의 경영 성과로 평가되면, 노소영 관장의 몫을 정하는 기여율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기준일을 현재로 잡아 주가 상승분을 반영하더라도, 최종 분할액이 주가 상승만큼 그대로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이 15일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지난달 열린 첫 조정기일에는 최 회장이 출석하지 않고 노 관장만 법정에 나왔으나, 이번 기일에는 양측이 모두 출석해 재산분할 방안을 직접 조율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마주할 경우 2024년 4월 항소심 최종 변론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이번 조정은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원심 중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데 따른 후속 절차다. 앞서 항소심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공동재산을 4조115억원으로 보고, 노 관장의 기여율을 35%로 인정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재산분할 산정의 핵심 전제를 일부 문제 삼으면서 파기환송심의 계산식은 다시 짜이게 됐다.


대법원이 지운 '노태우 300억 기여론'


가장 큰 쟁점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원 자금 지원이다. 항소심은 해당 자금이 SK 주식 형성과 가치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했지만, 대법원은 설령 SK에 유입됐다 하더라도 이를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 측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봤다. 실제 대법원은 해당 자금이 규모와 전달 시기 등에 비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수령한 뇌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그 자금이 장기간 드러나지 않아 국가의 추징이나 환수가 이뤄지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와 같은 자금 지원은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적 보호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선 노 관장 측이 기존처럼 '친정의 경제적 지원'을 SK 주식 형성 기여로 주장하기는 어려워졌다. 대법원이 해당 논리를 재산분할 기여 판단에서 배제하라고 명확히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처분·증여 재산, 분할 대상서 빠질까


최 회장이 재단 기부, 학술원 출연, 친인척 주식 증여 등으로 처분한 재산이 분할대상에 포함될지도 다시 다뤄진다. 항소심은 이들 재산을 최 회장이 사실상 보유한 것으로 보고 분할대상에 포함했지만, 대법원은 이 판단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일부 처분행위가 단순히 부부공동재산을 줄인 것이 아니라, SK그룹 경영권 안정이나 지배권 유지, 공동재산 가치 보전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친인척에 대한 주식 증여 역시 경영권 분쟁을 예방하고 지배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들 재산이 분할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전체 재산 규모는 항소심 판단보다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노 관장 측은 해당 처분이 부부공동재산을 일방적으로 감소시킨 행위라는 점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흔들리는 '노관장의 35% 기여율'


300억원 자금 지원을 기여로 볼 수 없고, 처분재산의 분할대상 포함 여부도 다시 심리해야 한다면 항소심이 인정한 35% 기여율도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


대법원 역시 이 사건에서 SK 주식이 전체 분할대상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잘못된 기여도 평가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기존 판결액인 1조3808억원을 단순히 일부 조정하는 절차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이 배제한 요소를 제외하고, 분할대상 재산과 기여율을 다시 산정하는 작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소심의 35% 기여율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300억원 기여론이 주요 근거였지만, 대법원이 이를 배제한 만큼 SK㈜ 지분이 특유재산에 가깝게 평가되면 기여율은 대폭 낮아질 수 있다.


다만 SK㈜ 주가 평가 기준일은 변수다.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할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할지에 따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SK㈜ 주가가 항소심 당시보다 3배 이상 크게 오른 만큼, 기준일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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