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탈락´ 박태환…기타지마 벤치마킹하라

입력 2009.07.27 10:37  수정

주위의 너무 큰 기대 부담 작용

훈련집중 기타지마, 부활 성공

부담이 큰 박태환(왼쪽)은 시련을 이겨낸 기타지마의 성공스토리를 거울삼아 전진할 필요가 있다.

박태환(20·단국대)과 기타지마 고스케(27·일본)는 닮은 점이 많다.

아시아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무엇보다 자국의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수영영웅’이다.

기타지마는 2004 아테네올림픽 평영 100m·200m를 동시에 석권하며 2관왕을 달성했다. 4년 뒤 기타지마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2관왕을 달성, 2관왕 2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박태환도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한데 이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아시아 최초로 자유형 400m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왕좌를 지켜 왔다.

하지만 강호들의 견제와 도전에 신경을 써야 할 입장이 된 박태환의 현재 상황은 여의치 않다. 박태환이 올해 전지훈련 중 실전 훈련 차 출전한 미국 자넷에반스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반면, 경쟁자들의 상승세는 만만치 않아 우려를 낳은 것.

게다가 박태환은 모 여가수와의 열애설로 구설에 오르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시기를 보냈다. 또 로마행 출국 전날 태릉선수촌 기자회견에서도 “꿈에서 아나콘다가 목을 졸랐다”고 말해 심리적 압박감이 심한 모습이었다.

기타지마도 이처럼 난관에 봉착했던 선수였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한 기타지마는 2005년과 2006년 세계선수권 및 각종대회에서 ‘라이벌’ 핸슨(미국)에게 연속해서 큰 차이로 패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당시 일본 언론은 그가 반짝스타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기타지마는 훈련에 매진했고 다가온 시련을 스스로 이겨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부활 신호탄을 터뜨린 그는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평영 2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결국 기타지마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평영 100m·200m 세계신기록 달성과 함께 2관왕을 달성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박태환이 이번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낸다면 ‘훈련 태만···예고된 참패’, ‘체계적 관리 필요’ 같은 말이 언론과 팬들을 통해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주위에서 너무 성적만 요구하다보니, (박태환이) 심리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태환은 이미 국민적 관심을 받는 ‘수영영웅’이기 때문에 언론과 팬들의 지나친 관심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련을 이겨낸 기타지마의 성공스토리를 거울삼아 전진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향한 관심을 견디기 힘든 부담으로 느끼기보다 기폭제로 삼아야 할 때다.[데일리안 = 이광영 넷포터]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