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대어 잡는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전 본격화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5.26 07:00  수정 2026.05.26 07:00

압구정·신반포·성수, 건설사 수주 경쟁 ‘후끈’

‘압구정=현대’ 공식에 DL이앤씨 5구역서 도전장

신반포 19·25차, 래미안 브랜드 파워에 포스코 파격 조건으로 경쟁

성수4지구, 입찰 무효 딛고 재입찰…롯데 vs 대우

서울 강남구 압구정 한양 2차 단지 전경.ⓒ데일리안 DB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경쟁입찰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파격적인 금융조건과 차별화된 사업 계획을 내세워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과 서초구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


재입찰에 나선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도 다음 달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 텃밭 압구정, DL이앤씨 5구역 도전


압구정5구역에서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시공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앞서 압구정 2·3구역은 현대건설, 4구역은 삼성물산이 점찍으며 경쟁을 피한 가운데, 이번 수주전은 압구정 재건축의 첫 경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2·3구역과 연계한 대규모 현대타운 조성 구상을 내놨다. 정비업계에서도 압구정 일대에 형성된 ‘압구정=현대’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현대건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맞서는 DL이앤씨는 금융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합원 분담금 최대 7년 납부 유예와 필수사업비에 신잔액 기준 코픽스(COFIX)+0%,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 조건을 제안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전체 사업비에 코픽스+0.49% 금리를 적용하고 이주비 LTV는 100%로 제시했다.


최근 불거진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도 변수로 꼽힌다. 해당 건설사업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설계도서를 잘못 해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일부 조합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반포 19∙25차 조감도(조합원안설계).ⓒ신반포 19∙25차 조합
신반포 19·25차, 삼성 “브랜드” vs 포스코 “파격 조건”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사업에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 중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원베일리와 래미안 원펜타스 등 강남권 랜드마크 단지 시공 경험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 추진 측면에서도 안정성을 강조한다. 삼성물산은 건설업계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유지 중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담보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공격적인 금융조건으로 맞서고 있다.


조합 사업비 전액을 CD금리-1% 수준으로 지원하고, 시공사 선정 및 사업시행인가 이후 각각 1억원씩 조합원에게 총 2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조합은 포스코이앤씨 측에 금융지원 방식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제안서에는 대출 형태로 기재됐지만 홍보 과정에서는 지원금으로 소개되면서 해석에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CD금리-1% 조건 역시 논란이 됐다. 서초구는 금융기관 조달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사업비 금리가 조합원에 대한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성수4지구 전경.ⓒ대우건설
대우, 고심 끝에 성수4 출사표…롯데와 맞붙어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성수4지구에서도 경쟁입찰이 성사됐다. 지난 22일 보증금 마감 전 롯데건설에 이어 대우건설도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했다.


성수4지구는 지난해 12월 1차 입찰공고를 내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수주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지난 2월 입찰 무효를 겪었다.


롯데건설에 이어 대우건설이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하면서 양사 간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성수4지구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수주 의지를 보여왔지만, 입찰서류 누락 논란과 홍보지침 위반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 2월 입찰이 무효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이 이어지며 사업 일정도 지연됐다.


재입찰 과정에서도 논란은 계속됐다. 조합은 서울 내 하이엔드 브랜드 1000가구 이상 준공 실적과 저금리 사업비 조달 능력 등을 요구했고, 주요 판단 권한을 조합에 부여하는 내용의 추가 이행각서 제출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우건설은 이를 독소조항이라고 반발했지만 내부 검토 끝에 입찰 참여를 결정하며 경쟁 구도가 유지됐다.


정비업계에서는 과열 양상을 띄는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에 대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시공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합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면서도 “상징성이 큰 사업장 특성상 경쟁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전체 사업 일정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공적인 정비사업의 핵심은 사업 추진 속도에 있다”며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내재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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