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지분율 5% 넘긴 한화에어로…"정부 정책 맞춰 인수도 검토"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5.04 18:07  수정 2026.05.04 18:08

지분 5.09%로 확대… 투자 목적 ‘단순투자’→‘경영참여’ 전환

연말까지 5000억 추가 매입 계획…지분율 추가 상승 가능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다연장로켓.ⓒ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5% 이상으로 확대하며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전환했다.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 지분 확대는 향후 KAI 인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KAI 주식 10만주(0.1%)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와 함께 지난 3월 16일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계사를 포함한 지분율은 기존 4.99%에서 5.09%로 상승했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됐다.


한화 측은 “사업 시너지 가치와 투자 가치를 모두 고려해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향후 정부 주도의 KAI 민영화가 공론화될 경우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인수 또는 통합 등 추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매입액을 포함, 올해 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종가(16만9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95만8580주, 지분율 3.04% 규모다. 다만 향후 취득 단가에 따라 실제 확보 지분율은 변동될 수 있다.


우선 지분 확대 배경에는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가 깔려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하는 ‘한국판 스페이스X’ 구축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다. 항공엔진과 전자·레이더, 발사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반을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완제기 개발 역량을 보유한 KAI의 결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사는 이미 전투기 사업과 무인기 개발, 헬기 개량 등에서 협력을 이어온 상태다.


글로벌 방산 시장 환경 역시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주요국 기업들은 최근 사업 영역을 통합하며 대형화를 추진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항공·방산 기업 간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기업들 또한 위성과 발사체를 포함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장 환경이 무인화·지능화되면서 단일 영역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에서도 개별 기업 중심의 경쟁 구조를 넘어 협력 기반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비용 구조 개선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점에서다. KAI의 경우 항공기 사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커 일정 수준 이상의 수출 물량이 확보돼야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양사는 앞서 지난 2월 방산·우주항공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중장기 협력 체계 구축에 합의한 바 있다. 항공엔진 국산화와 무인기 공동 개발, 우주 사업 진출 등 다양한 분야가 협력 대상으로 제시됐다.


경영참여 방식과 범위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로서 역할이 필요할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양사의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방산 산업 생태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3조원, 직접고용 인원은 1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창원과 사천을 거점으로 한 생산 기반이 연결되면서 협력업체와 관련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