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쏠림에 DX 이탈 가속…열흘 새 2500명 탈퇴
씨티증권 목표가 하향…파업·충당금 부담 반영
정치권까지 확산된 논란…내부 갈등 외부 변수로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데일리안DB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조의 강경 요구가 조직 내부 균열로 번지면서 시장의 시선까지 바뀌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 기대가 커지는 국면에서 갈등이 노사 문제를 넘어 노노 갈등으로 확산되자, 증권가에서는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추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에는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하루 100건 미만이었던 탈퇴 신청 건수는 지난달부터 증가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29일에는 하루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불만이 누적된 탓이다. 전체 노조 조합원의 약 80%가 DS 부문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의사결정이 특정 사업부 중심으로 기울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특히 DS 부문에서 수억원대 성과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DX 부문에서는 박탈감이 커졌고, 노조가 특정 사업부 이해만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만은 실제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DX 부문을 중심으로 노조 탈퇴 신청이 급증해 열흘간 누적 2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간 대규모 이탈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노조 대표성에 대한 내부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조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의사결정과 정보 공유가 특정 사업부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쟁의 기간 조합비 인상과 파업 참여 인력에 대한 활동비 지급 계획 등도 내부 반발을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 간 온라인 상에서 상대 사업부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면서, 조직 내부 충돌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시장 역시 이를 기업 변수로 반영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씨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업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에 따른 성과급 충당금 부담과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반영한 조치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 추정치도 올해와 내년 각각 두 자릿수 비율로 낮췄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국면에서 내부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실적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노사 갈등이 비용 증가와 생산 변수로 이어질 경우 호황의 효과가 일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 발언까지 더해지며 논란이 외부로 번졌다. 최근 이 대통령이 "과도한 요구는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언급하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해당 발언이 자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타사 노조까지 반발하며 논쟁이 커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이번 사태는 '성과급 협상'에서 출발해 '사업부 간 이해 충돌', '노조 내부 균열', '시장 평가 변화'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호황이라는 외부 기회 속에서 내부 갈등이 표출되면서, 향후 삼성전자 경영과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큰 변수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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