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보고 망상 밤바람 쐬고…대세로 뛰어오르는 ‘런트립’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5.02 09:03  수정 2026.05.02 09:03

첨성대 ⓒ 경주시

1000만 인구를 자랑하는 러닝이 단순 운동을 넘어 ‘체험 소비’로서의 성격까지 띠면서 러닝과 여행을 결합한 ‘런트립(Run+Trip)’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야외에서 달리는 만큼 러닝 중 아름다운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면, 건강과 미용을 챙기고 눈도 즐거울 수 있어 금상첨화다.


그렇다 보니 일상이 아닌 색다른 공간(원정 러닝)에서 러닝을 즐기려는 수요를 겨냥한 국내 지방정부들은 지역이 자랑하는 관광지를 앞세운 런트립 코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첨성대 등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관광 자원을 대거 보유한 경북 경주시는 풍부한 역사 자원에 스포츠를 결합한 런트립을 내놓았다.


'2026 경주 런트립'은 '왕과 사는 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경주의 주요 명소를 발로 뛰며 오감으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는 보문호 일대의 'APEC 정상의 길'을 달리는 A코스, 도심 속 문화유산 인접 구간을 달리는 B코스로 나뉘었다.


(재)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센터장 김장주) 측은 “체험형 스마트 관광 프로그램인 '왕과 사는 도시, 2026 경주 런트립' 1·2차 행사에 300여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고 알렸다.


비단 개인뿐 아니라 가족단위, 직장동료, 러닝 동호회(크루) 등 다양한 그룹이 참가했다. 런트립 참가자는 “경주는 수학여행지로만 생각했는데 동료들과 함께 유적지 사이를 달리니 정말 새로운 느낌의 경주를 만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벚꽃마라톤대회 코스였던 보문호수와 고즈넉한 대릉원 담장 옆을 가족과 함께 달리다보니 ‘이게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 경주시
ⓒ 동해문화관광재단

야간에도 런트립은 이어진다. 야간에 해변을 달리는 ‘동해 나이트런’ 프로그램도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동해문화관광재단은 '동해 나이트런'을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망상 일원에서 운영한다.


해양레저스포츠 관광 활성화 공모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동해 나이트런의 러닝 코스는 망상 컨벤션 광장에서 출발해 대진항까지 이어지는 구간. 참가자의 수준을 고려해 3㎞ 초급 코스와 5㎞ 중급 코스로 구분해 운영한다.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초 중심의 이론과 실습 과정으로 구성됐다. 재단은 야간에 운영되는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해 구간별 안전요원과 비상상황에 대비한 구급차를 배치하는 등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최근 러닝 인구의 폭발적 증가세를 반영하듯, ‘동해 나이트런’ 상반기 참가자 모집은 접수 시작 3일 만에 끝났다. 동해시 묵호가 SNS를 통해 큰 이슈가 되면서 2030 세대에게 더 빠르게 전달됐다.


공후식 동해문화재단 관광진흥팀장은 “야간이지만 바다(해변)를 배경으로 러닝을 한다는 점과 국가대표 출신의 레슨, 초보자와 중급자로 나눠서 진행한다는 것이 동해 나이트런의 특징”이라며 “남성과 여성 비율은 대략 6:4 정도다. 당초 정원이 30명인데 신청자가 많아서 점점 늘려갈 예정이다. 이미 6월까지 참가 신청은 모두 마감됐다”고 말했다.


런트립 이벤트 기획 관계자들은 “여행지 한복판에서도 단체 러닝을 한다. 런트립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관광지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러닝은 이제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을 이동시키고 체류하게 하는 콘텐츠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정부 관계자는 “런트립은 지역 내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웰니스와도 결합할 수 있는 소중한 통로”라며 “여행이 휴식에서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는 흐름에서 런트립처럼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상품(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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