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만원도 우습다…월세에 짓눌리는 청춘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5.01 07:00  수정 2026.05.01 07:00

높은 금리에 임대료 상승…재개발로 원룸 사라져

“이왕 비싼 월세 안전하게”…기업형 임대주택 인기

30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월세 매물 안내.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예전에 원룸촌이 있던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니 학생들이 살 집이 더 줄었습니다. 단지 안 오피스텔이 생겼지만 원룸에 비하면 월세가 높아 학생들 부담이 큽니다.”(이문동 거주 공인중개사 A씨)


서울 임대료 상승 여파가 대학가를 덮치고 있다. 임대 수요는 여전한데 주택 수가 줄어들며 월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기업형 임대주택에 수요가 몰리는 등 주거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1월 다방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 주택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62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2% 올랐다.


2022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 월세 상승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빌라를 짓는 건설업자가 주택을 지을 때 대출을 받는데 이자가 늘어난 만큼 주택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또 늘어난 이자 부담을 임대료로 전가하는 임대인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구 안암동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일반적으로 월세 70~8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체결되고 상태가 좋을수록 더 비싸다”며 “관리비를 고려하면 매달 100만원 이상 내야 하는 집도 많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은 주택 수가 감소하며 월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있는 동대문구 이문동은 최근 이문1구역과 3구역이 아파트로 재탄생하며 원룸이 감소했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20대 C씨는 “예전에는 이문동 인근에 살았지만 지금은 장안동으로 이사 갔다”며 “학교 근처 월세가 너무 높고 계약할 수 있는 방이 없어 통학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에피소드 신촌캠퍼스’ 내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대학가 원룸 월세가 올라가면서 기업이 운영하는 임대주택 등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일반 원룸보다 비쌌지만 원룸 가격이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올랐다. 또 건물 보안이 철저하고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 다수 기업이 대학가 근처 임대주택을 조성하고 있다. 이들 주택은 거주 공간만 제공하지 않고 입주 청소와 세탁, 룸클리닝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운동 시설이나 독서실, 음악 감상실 등 학생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옛 전화국 부지를 개발해 서울 관악구 ‘리마크빌 관악’과 부산 남구 ‘리마크빌 부산대연’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와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 경성대학교 인근이라 학생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디앤디는 서울 대학가 근처 코리빙 하우스를 다수 개발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 ‘에피소드 신촌캠퍼스’, ‘에피소드 신촌369’ 등이 대표적이다. 신촌역 인근 서강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등 학생 수요를 겨냥한 주택이다. 최근에는 홍익대 인근인 마포구 상수동에 ‘에피소드 컨비니 홍대’를 개관하기도 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에피소드 신촌과 에피소드 신촌369, 에피소드 컨비니 홍대 모두 인근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비중이 높다”며 “대부분 가구와 가전이 갖춰져 있는 만큼 6개월~1년 거주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기숙사 용적률 완화 등으로 기숙사 공급을 늘린다. 캠퍼스주거혁신구역을 도입해 용도지역 상향, 높이 기준 완화 등을 추진한다. 또 교통·환경 영향 평가를 간소화해 공급 속도를 높인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