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선언 닷새 만에 해외행
노조 내부서도 “타이밍 부적절”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파업을 주도하는 과반 노조의 수장이 전격 동남아 휴가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엄중한 시기에 투쟁을 이끌어야 할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노조 내부에서 책임감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일주일 일정으로 동남아 휴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업노조는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유일한 과반 노조이자, 현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노조동행 등이 참여한 공동투쟁본부 내 최대 규모 조직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23일 평택캠퍼스 결의대회 당시 “18일간 파업 시 최대 30조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하지만 총파업을 예고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장기 해외 휴가를 선택하면서 노조 일각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특히 최 위원장이 휴가 기간 중 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글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위원장은 전날 글을 통해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강력한 결집을 요구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명문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300조원) 기준 약 45조원 규모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파업 개시 당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의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삼노는 정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천막농성에도 돌입했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국가 경제 위기’와 연결 짓는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총수 자택이라는 상징적 장소에서 세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전삼노는 공지문을 통해 “집행부 6인이 어제(27일)부터 5월 21일 총파업 궐기대회까지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천막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제 실질적 결정권자 앞에서 직접 외치고 가려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농성 이유를 분명히 했다.
이번 농성은 전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삼성전자는 일개 기업을 넘어 국가 공동체의 자산”이라며 노사 양측의 대승적이고 성숙한 결단을 촉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실력 행사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각종 인프라와 협력업체, 40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 약 7.8%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등이 함께 얽혀 있다”며 “현재의 이익을 내부 구성원끼리만 나누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작심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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