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 "OPPA 시절, 내겐 빛나는 과거"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입력 2009.07.14 08:40  수정
MBC 새 아침극 <멈출 수 없어>로 1년 만 안방 나들이를 갖는 배우 유건.

아직은 ´어린(?) 배우´ 유건이 또 한 번 당찬 연기 도전에 나섰다.

또래보다는 훨씬 높은 연령대가 주 시청자 층을 이루는 아침극을 통해 그간의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 열연을 펼칠 예정.

13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아침드라마 <멈출 수 없어>에서 유건은 출중한 외모에 적당한 끼의 소유자로 적성에 맞는 모델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하지만 엄마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회계사가 된 32살 청년 강인찬 역을 열연한다.

“극중 가족이 있는 역할이 처음일 뿐더러, 결혼도 처음 해보게 돼요. 평범한 역할로 보일 수 있지만 제게는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던 새로운 설정 속 새로운 캐릭터라 그저 흥미롭고 즐거울 따름이죠.”

유건에게 이번 드라마가 스스로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인 것 외에도 유독 설레는 이유가 또 있다. 미니시리즈를 즐겨 보는 젊은 시청자들 외에 다른 연령대의 안방팬들에게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첫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

사실 유건은 신인이라기엔 이미 이름이 꽤나 알려진 연기자다. 가수 출신 연기자지만 ´가수´ 출신 꼬리표가 전혀 따라다니지 않을 만큼 썩 훌륭한 연기 신고식을 치렀기 때문. 단, 아직은 팬 층이 넓지 못할 뿐이다.

지난 2006년 방영된 KBS 미니시리즈 <안녕하세요 하느님>이 유건의 첫 데뷔작. 주인공이라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그는 단순한 주연이 아닌 지능 장애를 앓고 있는 힘든 캐릭터를 맡아 거뜬히 소화해 냈고 덕분에 연기자로 빠른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단, 이후 스크린을 주 무대로 옮겨 튀지 않는 역할을 도맡으며 연기 내공을 쌓는 시간을 꽤 길게 갖다보니 나이 지긋한 안방팬들에게까지는 확실히 얼굴을 알리는 성과까지는 아직 이루지 못한 시점이다.

“아침극이 예전과는 정말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감독님 말씀으로도 미니시리즈와 다르게 아침극은 정말 의외의 시청자분들까지 즐겨 보신다고 하더라고요. (엄마들은 아기를 돌보며, 직장인들은 출근 준비를 하면서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아침극에 참여하게 된 것이 너무 기쁘고, 또 아침극만의 특성인 120부작으로 긴 호흡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빠른 전개를 이뤄가는 것 등, 더욱 고난이도 연기를 도전해 볼 수 있게 돼 스스로 더 욕심나고 긴장감도 갖게 된 상태에요.”


MBC 새 아침극 <멈출 수 없어>로 1년 만 안방 나들이를 갖는 배우 유건.

유건은 <멈출 수 없어>에서 박하선과 러브 라인을 이룬다. 대학 후배로 등장하는 박하선의 열렬한 구애를 받고 뒤늦게 마음을 열게 되면서 못지않은 적극적인 사랑을 해나가게 된다.

최근 종영한 KBS 미니시리즈 <그저 바라보다가>를 통해 안방 기대주로 떠오른 박하선과 그의 ´젋은 부부´ 열연이 <멈출 수 없어>의 시청률 견인차 역을 단단히 할 것이라는 주위 기대에도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박하선과 만나게 됐는데,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대중적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 많이 놀랐어요. 꽤 활발하고 독한 면도 있는 친구에요. 워낙 범상치 않은 친구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입장에서 좀 떨리고 무섭기도 해요. 박하선 씨가 저를 때리는 장면을 함께 찍었는데, 너무 몰입해선지 안 해도 될 액션까지 취하더라고요. ´앞으로 내 신세가 편치는 않겠구나´란 생각이 좀 들었죠.

실제로 극중 박하선과 비슷한 타입을 만나게 된다면요? 글쎄…, ´역시나´ 무서울 것 같아요. 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까지 했는데 계속 들이된다면 (실제 당해보지 않은 상황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분명 좋기보다는 두려울 것 같아요."


유건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박하선과의 새 만남 외에도 재미난 인연을 이룬 상대가 또 있다. 극중 김규리와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지훈이다. 유건과는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그룹 OPPA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가요계에서의 선, 후배 관계였다. 이후 연기자로서는 처음 만남을 이루게 됐다.

"지훈이 형이 가수로 활동하던 초반 당시, 저도 마침 OPPA로 활동을 시작해서 서로 마주한 적이 있었어요. 지훈 형이 그 때 제 모습을 기억하고 계시더라고요. 절 보자마자 ´연기자로든 가수로든 내가 선배다´고 한 마디 하시더니, 그 다음부터는 정말 든든한 선배가 되어주고 계세요. 사생활보다는 작품 이야기를 유독 많이 하게 되는 선배죠."

일반적으로 가수 활동을 하다가 연기자로 분야를 옮긴 배우들은 과거 가수 활동 시절 이야기는 굳이 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건은 좀 달랐다. 그에겐 잊고 싶지 않은 고마운 추억이 OPPA 시절이다.

"그 때(가수 시절)를 돌이켜 보면 열심히 못한 것 같아 참 아쉽기도 하지만, 연기자가 될 수 있는 출발점이 돼 준 계기기도 해서 흐뭇한 마음도 들어요. 당시 그룹의 멤버로 뽑아주신 회사 대표님께는 지금도 큰 절을 하고 싶은 마음 정도랄까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섣부르지 않은 연기로 천천히 성숙한 걸음마를 하고 있는 유건. 데뷔하자마자 의외의 연기력을 보여준 그가 ‘아침극’을 통해 보여줄 의외의 모습이 아침극 <멈출 수 없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돼 줄 법한 예감이다.[데일리안 =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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