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무장병원 부당급여 환수액, 실운영자에 더 많이 부과 가능"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4.20 10:10  수정 2026.04.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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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자 책임과 개설자 책임 달라질 수 있어"

"연대 책임 관계…경중에 대한 재량적 판단"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보험급여 부당이득을 환수할 때 책임 정도에 따라 실소유주인 비의료인에게 명의자보다 더 큰 금액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달 A 의료법인과 이사장 B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 법인과 B씨는 충남 괴산군에서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해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약 174억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아 지난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적법한 의료기관인 것처럼 외관을 만들기 위해 법인을 세워 병원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공단은 내부 지침 및 재량 기준에 따라 A 법인 및 B씨에 대해 각각 66억5000만원, 68억4000만원의 징수액을 결정했으나 이들은 불복해 소송을 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공단은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의 개설자에게 그 요양기관과 연대해 징수금을 납부하게 할 수 있다.


쟁점은 실질적 병원 개설·운영자에게 명의자인 법인보다 더 많은 부당이득을 징수할 수 있는지였다. 원심은 실질적 개설·운영자에게 연대 납부하도록 할 수 있는 징수금은 애초 부당이득을 취득한 요양기관(법인)의 징수금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실질적 개설·운영자의 책임 경중에 따라 명의자에게 부과하는 액수를 초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명의자·개설자의 역할과 불법성 정도, 의료기관 운영 성과의 귀속 여부 등에 따라 명의자의 책임과 개설자의 책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부당이득 징수 규정의 법적 성질,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실질적 개설자는 명의자에 독립해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부담하되 연대 책임을 지는 관계다. 책임 경중에 대한 재량적 판단의 결과로 명의자에 부과되는 징수금을 초과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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