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환율 부담에 수익성 2분기 연속 하락
저가 커피 공세 속 ‘젊은 고객 이탈’ 경고등
카공존·구독·배달…고정 전략 전면 수정
공간·미식·멤버십으로 MZ 락인 효과에 속도
스타벅스 일산후곡점 내 포커스 존.ⓒ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가 MZ세대(1981~2010년 출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대외 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데 따른다. 저가 커피 확산으로 이탈 압력이 커진 젊은층 공략에 속도를 내며 미래 고객 확보와 동시에 중장기 반등 모색에 본격 힘을 주는 모습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600억원으로 9.6%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7.4%로 약 1%포인트 감소했다.
직전 분기도 수익성이 하락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7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6.5% 줄었다. 올해 누적 매출은 2조36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스타벅스의 수익성 악화는 대외 요인의 영향이 컸다. 먼저 커피 원재료인 원두 가격이 올해 초까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영업이익을 짓눌렀다. 연말부터 계속된 고환율도 원가 부담으로 이어졌고, 고물가 기조 속에서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도 걸림돌이 됐다.
실제로 최근 성장세인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가성비가 다시 주목받으며 저가 커피의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만 하더라도 이미 매장 수 기준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그간 고수해왔던 전략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사이렌오더 강화와 함께 일부 매장에서는 진동벨을 도입하고, 키오스크도 과감하게 설치했다. 여기에 구독서비스 론칭과 함께 배달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있는 곳까지 커피를 가져다 주고 있기도 하다.
스타벅스는 메뉴판도 다시 그렸다. 올해 1월에는 아메리카노 톨사이즈(355㎖) 가격을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올리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 대신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두 번째 커피 주문시 60% 할인하는 ‘원 모어 커피’를 2월 시범 운영하고 4월 정식으로 도입했다.
이와 함께 영업시간도 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때 단축했던 매장 운영시간을 정상화했다. 스타벅스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 매장이 전체의 50%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난 5월을 기점으로 80%까지 대폭 확대했다.
스타벅스 테이스티 저니, 유용욱 바베큐 투컷 비프 샌드위치 이미지.ⓒ스타벅스코리아
특히 스타벅스 코리아는 MZ세대 모시기에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 확산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향후 소비의 중심이 될 MZ세대를 선점하지 못할 경우 중장기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게 카공족을 위한 전용 공간 마련이다. 올 3분기부터 1~2인 고객을 위한 전용 좌석 공간인 ‘포커스 존(Focus Zone)’을 도입했다. 맞춤형 공간 전략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이 각자의 목적에 맞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도 다수의 매장에서 1인석이나 콘센트 좌석 등을 운영했지만, 단독 존 형태로 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습이나 업무처럼 몰입이 필요한 1~2인 고객이 주 대상으로, 대화나 만남 목적의 다인석과 구분해 별도로 조성했다.
좌석은 ▲1인 파티션 부스석 ▲2인 테이블 ▲콘센트 좌석 ▲사각 테이블 등으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올 8월 신림녹두거리점을 시작으로 송파방이점, 일산후곡점, 광교상현역점 등 총 4곳에서 운영 중이다.
스타벅스는 장시간 체류 고객을 붙잡기 위해 베이커리를 앞세워 식사 대용 메뉴를 강화하는 데도 힘을 썼다. 색다른 미식 경험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해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이는 ‘테이스티 저니(Tasty Journey)’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테이스티 저니는 지난해 10월 ‘일상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맛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음료 중심에서 나아가 식사형 메뉴를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매장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5일 유용욱 셰프와 협업한 ‘유용욱 바베큐 투컷 비프 샌드위치’를 출시했으며, 출시 첫날부터 당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제품은 2030 유동 인구가 많은 5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며, 이달 26일부터는 10개 매장으로 확대 판매될 예정이다.
캠퍼스 버디 카드 이미지.ⓒ스타벅스코리아
대학생 전용 맴버십도 만들었다. ‘Z세대’ 고객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대학생 전용 혜택 프로그램인 ‘캠퍼스 버디(Campus Buddy)’를 운영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캠퍼스 버디는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인 대학생·대학원생이 카카오톡 학생증으로 재학을 인증하면, 매주 평일 제조 음료 30% 할인 쿠폰, 주말 제조 음료 1+1 쿠폰, 월 1회 푸드 20% 할인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스타벅스는 디지털 친화적 소비 성향을 가진 MZ세대 공략을 위해 증정품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존 프리퀀시 인기 증정품인 플래너를 디지털 버전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필기 앱 ‘굿노트’와 협업해 ‘2026 디지털 플래너’를 e-프리퀀시 증정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Z세대 취향을 반영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기능을 강화하고, 감정 기록을 위한 ‘무드 트래커’, 패션 기록을 위한 ‘오늘의 착장’ 등 다양한 페이지도 구성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미래 핵심 고객인 Z세대의 취향에 따라 상품부터 이벤트, 멤버쉽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Z세대을 포함한 고객분들 모두가 스타벅스에서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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