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주주의·체제경쟁력 자신감"
국힘 "국가안보 담보로 위험한 도박"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 부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의 북한 노동신문 등 북한 사이트 개방 및 열람 필요성을 두고 충돌했다. 여당은 민주주의와 체제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국가 안보를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20일 여야는 이 대통령이 북한 노동신문 등 북한 사이트 개방 및 열람 필요성을 주장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19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한 노동신문을 못 보게 막는 이유는 국민이 그 선전전에 넘어가서 빨갱이가 될까 봐 그러는 것 아니냐"며 "국민을 주체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선전·선동에 넘어갈 존재로 취급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오히려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저러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하자, 홍진석 통일부 평화교류실장은 국정과제로 설정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이런 걸 무슨 국정과제로 하느냐. 그냥 풀어놓으면 되지. 그냥 열어놓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안보 인식이 우려를 넘어 경악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치밀한 심리전과 이적 행위로부터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 조치이자 물리적 방어선"이라며 "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안보에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이를 허물려 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안보 정신 무장 해제"라면서 "국민에게 무방비로 노출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체제 선전과 대남 선동을 일상으로 들이밀어 국민 여론과 안보 인식을 서서히 좀먹겠다는 위험한 시도"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체제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수미 인권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수준을 무시하는 국민의힘식 '공포 마케팅'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평화 자신감을 흔들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안보 무능'을 주장하지만, 이는 변화한 안보 환경과 국민의 판단 역량을 외면한 구시대적 인식"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북한 매체 개방은 안보의 후퇴가 아닌, 정보 선택의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정책적 검토"라면서 "정보에 대한 판단은 통제가 아니라 국민의 몫인데, 국민의힘은 북한보다 대한민국 국민을 더 못 믿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윤석열식 가짜 안보'가 남긴 폐해를 분명히 기억한다"며 "안보를 정치 도박에 이용한 무책임한 행태가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만큼, 이재명 정부의 실용적 평화 정책은 이념이 아닌 현실에 기반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색깔론으로 국민을 겁줄 시대는 끝났다"며 "안보를 정쟁이 아닌 국정의 영역으로 되돌릴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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