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유서의 일부로부터
◆ ‘진심’ 담긴 책으로 전하는 감동
새벽고양이는 2017년부터 운영 중인 1인 출판사로,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근대문학을 독자들에게 전달 중이다.
100여 년 전 일본 작가 이토 노에가 존경하던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를 문학화 한 ‘유서의 일부로부터’를 비롯해 일본의 단편 소설들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진심’을 담은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최수민 대표는 ‘유서의 일부로부터’를 새벽고양이 대표 책으로 꼽으며 “이 책은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담은 유서”라고 설명하며 “나답게 사는 삶의 중요성을 담고 있다. 출판이라는 낯선 길을 시작하던 시기에,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살던 내게 이 작품은 다시 한번 용기를 준 글이었다. 많은 독자분들에게도 위로와 용기를 전한 책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낯선 세계 근대문학을 통해 ‘새로우면서, 동시에 재밌는’ 책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작품을 선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기준은 제가 원문을 읽었을 때 ‘재미있는가’다. 만드는 사람이 즐거움을 느껴야 독자에게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새벽고양이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번역에도 특별히 신경 쓰며 독자들의 ‘즐거운’ 독서를 돕고 있다. “어렵지 않게,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을 번역의 원칙으로 삼는다는 최 대표는 “문학을 어렵게 느끼는 독자드렝게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벽고양이의 책을 계기로 다시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는 독자들의 반응을 보며 힘을 얻고 있다.
오디오영상북ⓒ서른의 혼잣말
◆ 새벽출판사가 넓히는 독서의 의미
즐거움을 확대하는 노력도 이어나간다. 앞서 최 대표가 직접 선정한 일본 근대문학 16편을 묶은 앤솔로지 ‘나의 작은 일본문학’을 일본 출판사 나츠하샤를 통해 출간하며 ‘역수출’을 하는가 하면, 새벽고양이에서 출간한 문학 작품과 다도를 페어링한 모임, 성우 낭독 콘서트 등을 열며 문학을 다양한 감각으로 즐기는 경험도 선사 중이다.
봉투에서 꺼내 읽는 책, QR로 듣는 오디오북, 여행을 담은 영상북 등 문학을 다양한 형식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틀에서 벗어난 시도를 통해 ‘독서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 새벽고양이의 바람이다.
내년에는 일본 근대문학 5편을 성우의 목소리로 듣는 오디오북 시리즈 ‘시간을 꺼내 듣는 책’ 4집을 비롯해 한·일 소도시를 영상과 내레이션으로 즐길 수 있는 도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 대표는 “새벽고양이는 감성을 자유롭게 담아 책을 만드는 출판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창작에도 제한이 없고, 지금의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그 진심이 독자에게 가장 잘 전달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하며 제작하는 것이 새벽고양이의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를 통해 문학의 본질을 ‘잘’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새로운 시도에 대해 “형식은 달라져도 결국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다”라며 “책의 진심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느낀 즐거움이 오래갈 수 있도록, ‘좋은’ 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독자에게 선택받는 속도가 짧아진 만큼, 오래 두고 읽히는 책이 너무 쉽게 소멸돼 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한다”는 우려를 언급한 최 대표는 “그래서 새벽고양이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사랑받을 수 있는 책, 문학의 힘이 남아 있는 책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트렌드는 금방 사라지지만, 독자의 마음에 남는 문학은 오래간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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