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79개사 당기 순익 4221억원…상위 5개사 순익 전체 58%
3분기 단일 분기 실적서도 양극화 뚜렷…서울·지방 건전성 차이도
전문가 "단순 실적 편차 아닌 구조적 문제…중소형사, 여전히 취약"
"지역금융 공백·자금 이탈 우려…소형사 중심 구조조정 병행돼야"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소수 대형사가 가져가면서 업권 내 수익성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양극화가 단순한 실적 격차를 넘어 업권 전반의 구조적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자산규모 상위 10개사(SBI, OK, 한국투자, 웰컴, 애큐온, 신한, DB, JT친애, 디올, 하나)의순이익은 2860억원으로 전체의 67.8%에 달했다.
특히,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가 전체 순익의 58%를 가져가며 수익성 쏠림이 두드러졌다.
회사별 누적 순이익은 SBI저축은행이 924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OK저축은행 818억원 ▲웰컴저축은행 523억원 ▲신한저축은행 272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26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사 중 애큐온 애큐온저축은행(–91억원)과 하나저축은행(-188억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단일 분기 실적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위 10개사의 당기순이익은 1028억원으로 전체(1651억원)의 약 61.3%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부터 저축은행업권은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익 대부분은 여전히 상위사에 쏠려 있는 실정이다. 체급이 작은 중소형사들은 대부분 지방 소재 저축은행으로 지역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실적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상위사 대부분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수익성 불균형은 지역별 건전성 차이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소재 저축은행 23곳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9.07%로 집계된 반면, 지방 소재 저축은행들은 NPL 비율이 최대 12% 중반까지 치솟았다.
NPL비율은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회수 의문, 추정손실 포함)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지방 저축은행 상당수가 두 자릿수 수준을 기록하며 지역별 위험도 차이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업권의 양극화가 단순한 실적 격차를 넘어 지역 금융 공백과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은행 업권의 양극화는 단순한 실적 편차라기보다 구조적 문제"라며 "대형사는 충당금 적립과 자산 정리를 통해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중소형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높은 조달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일부 중소형사의 부실이 확산되면서 지역 금융 공백과 자금 이탈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실 PF의 질서 있는 정리와 중소형사 중심의 구조조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업권 불안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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