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작가 먼저 조명
작지만, 뚝심 있는 출판사로 주목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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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거장의 ‘사탄탱고’…작지만, 소신 뚜렷한 출판사의 성과
알마출판사는 2006년 문을 연 출판사다. 문학동네의 자회사로 시작해 2013년 협동조합 출판사로 독립해 꾸준히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금 알마출판사를 운영 중인 안지미 대표는 알마출판사의 아트 디렉팅을 총괄하다가, 2015년 대표가 됐다.
이후 문학과 영화, 연극 분야를 아우르던 중, 알마출판사가 소개했던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알마출판사는 라슬로의 대표작인 ‘사탄탱고’를 비롯해 ‘저항의 멜랑콜리’, ‘라스트 울프’ 등 그의 저서 6권을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인 유일한 국내 출판사로, 4명 내외의 작은 출판사였던 알마출판사도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단번에 각인시켰다.
여기에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높아진 문학 관심을 타고, 라슬로의 작품이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수상 발표 직후 교보문고, 예스24 등 국내 온오프라인 도서 1위를 장악하는 등 예상보다 더 큰 반응으로 노벨문학상 수혜도 제대로 입었다.
안 대표는 이 경험에 대해 “상업적이지는 않았지만 작가에 대한 신뢰와 존경으로 꾸준히 책을 낸 것인데 이렇듯 큰 결실로 맺어져 대단히 기쁘고 엄청난 행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알마출판사의 뚜렷한 소신과도 무관하지 않다. 안 대표는 알마출판사의 책에 대해 “문학과 연극과 영화를 잇는 책을 꾸준히 만들고 소개하고 싶다. 그 책들을 통해 또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미 헝가리의 거장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다소 낯설었던 라슬로의 책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한 것 역시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경험이 됐다. 이 외에도 ‘편두통’,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등 인간을 보는 새롭고 따뜻한 눈을 제시한 과학계의 셰익스피어 올리버 색스 작가의 저서를 비롯해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큰 나무 같은 어엿한 과학자가 된 호프 자런의 이야기를 담은 ‘랩걸’ 등 독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안 대표는 앞서 언급한 작가들에 대해 “올리버 색스를 통해 세상을 향한 따듯한 시선을 배웠고, 그로 인해서 호프 자런이라는 또 한 명의 문학적인 과학자를 알게 되고 그의 첫 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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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책은 세상을 향해 열린 하나의 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문을 열면 수없이 쏟아지는 세계들과 질문들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독자들이 즐거운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언급했다.
◆ 계속되는 알마출판사의 도전
앞으로도 알마출판사의 뚝심 있는 발걸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안 대표에 따르면 내년에는 알마출판사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의 시나리오로 칸 영화제 각본상의 받은 사카모토 유지 작가의 ‘또 여기인가’, 장 콕토가 쓴 단막극이자 1인극 걸작 ‘휴먼 보이스’, 1973년 작품으로, 이후 직접 영화로도 선보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인디아 송’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내년에 출간 예정인 책들 역시 상업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목록들이라 기대와 함께 걱정도 많았다”고 솔직하게 말한 안 대표는 “라슬로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아주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 반, 걱정 반 속에서도 이 같은 도전을 이어가는 이유는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진짜 중요한 것을 전달하는 진심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과 뚝심이 통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어려움은 늘 있지만 한 순간에 휘발되는 것들에 시간과 마음과 노력을 쏟아붓기 다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즐거울 수 있는 것,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하고, 또 협업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선 “알마의 모토처럼 다양한 장르 간 협업을 통해 실험적이고 아름다운 책을 펴내고 그 책을 통해 삶과 세계의 통로를 구석구석 연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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