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보크사이트 출하 증가로 1월말 대비 297.9%↑
中 항만 체선·브라질 기상 악화 겹치며 공급 '타이트'
단기 실적 개선 기대감…중장기 수요는 신중론 여전
발틱운임지수(BDI)가 2800선을 넘어서며 해운업계의 단기 수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벌크선 시황을 가리키는 발틱운임지수(BDI)가 2800선을 넘어서며 해운업계가 오랜만에 단기 수혜 구간에 진입했다. 연초 700대까지 떨어졌던 BDI는 철광석과 알루미늄의 원광인 보크사이트 물동량 증가와 중국 항만 체선 심화 등이 맞물리며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팬오션·대한해운 등 국내 벌크선사들의 단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졌지만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4일 한국관세물류협회(KCLA)에 따르면 BDI는 전날 기준 2845로 집계됐다. 올해 저점인 1월말(715) 대비 297.9% 상승한 수치다.
BDI는 발틱 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해운운임지수로 석탄·철광석·곡물 등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낸다.
철광석을 운반하는 데 주로 쓰이는 초대형선박 케이프선이 BDI 상승을 주도했다. 브라질과 서아프리카 기니의 신규 철광석 프로젝트로 출하량이 늘고 있고, 기니 보크사이트 수출도 확대되면서 대형선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한 덕분이다. 여기에 브라질의 기상 악화와 중국 항만 체선이 겹치며 운항 일정이 지연되고 공급이 빠듯해진 점이 용선료와 운임을 밀어올렸다.
케이프선은 선대 규모가 적고 장기 계약에 묶인 물량 비중이 높아 스팟 운임 변동폭이 큰 선형이다. BDI 구성 비중도 약 40%로 가장 커 단기 시황 변화가 지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케이프선 수급이 균형을 되찾을 때까지 단기 운임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시황 강세가 중장기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철광석 수요의 핵심 변수인 중국 제조업·건설 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항만 재고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석탄 물동량 역시 원료탄 수요 둔화와 중국·인도의 생산 내재화 확대로 감소가 예상된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락슨은 내년 건화물선 수요 증가율을 2%로 전망한 반면, 공급 증가율은 3.5%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를 비롯한 매크로(거시경제)의 구조적 개선 없이, 건화물 물동량 수요의 추세적 성장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내 벌크선사들은 최근 몇 년간 장기 운송 계약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 안정성을 강화해 왔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비벌크 사업 비중도 넓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BDI가 단기간 급등해도 실적 반영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벌크선 시황은 단기적으로 호조지만 장기 수요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선사들은 포트폴리오 조정과 장기 계약 확보를 통해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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