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지역 안전균형 파괴 원흉…'필수적 권리행사' 나설 것"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1.28 09:53  수정 2025.11.28 09:54

조선중앙통신 "지역국가들 겨냥" 움직임 거론

"일체의 모든 위협 우리 정조준권에 놓이게 돼"

해군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안무함(SS-Ⅲ, 3천t급)이 2025 사일런트샤크 훈련 참가를 위해 지난 11월 4일 진해군항을 출항하고 있다. ⓒ해군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최근 군사적 움직임이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는 원흉이라며 역내 국가들을 위협하는 무력시위를 계속할 경우 '필수적 권리행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지역정세 불안정의 원점을 투영해주는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준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전략적 안정을 엄중히 위협하며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준동이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까지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위협했다.


통신은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습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망동은 지역정세 불안정의 원점이 어디에 있으며 그들이 제창하는 '일방적인 현상변경'의 행위자가 누구인가를 명백히 투영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논평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측이 주도하는 각종 군사 움직임을 줄줄이 열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대목 때문이다.


한미가 최근 평택 인근에서 유도미사일 구축함, 대잠 헬기, 해상초계기 등을 동원해 실시한 해상 대(對)특수작전 훈련(MCSOFEX), 미국이 군산과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 등에 전개했던 F-16 전투기를 오산 공군기지로 전진 배치하는 것 등을 언급했다.


이달 괌 근해에서 열린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 사일런트 샤크(Silent Shark)와 미 해병대가 대만해협과 가까운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 섬에 전방지역 무장 장착 및 급유소(FARP)를 설치한 것 등도 비난했다.


통신은 "미국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전략적 안전 균형을 파괴하는 원흉이라는 사실은 지역의 자주적인 주권국가들의 인식 속에 이미 절댓값으로 보존됐다"며 "'임의의 사태 발전'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우리의 안전권에 접근하는 일체의 모든 위협들은 우리의 정조준권 안에 놓이게 되며 필요한 방식으로 관리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고 상기했다.


또 "미국이 계속적으로 지역나라들을 위협하는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하는 데 맞게 우리도 마땅히 필수적 권리 행사로써 자기의 국권과 국익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수호를 도모함에 더욱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평에서 언급한 '지역 나라들', '자주적 주권국가들'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북한과 중국을 한데 묶어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만해협 등 역내에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고 비난해온 상대가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메시지가 북중을 동일 선상에 놓고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를 드러낸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언급하며 일중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역시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억제 축으로 활용하려는 시각을 점점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이같은 시점에 맞춰 논평을 낸 것은 역내 안보 구도를 둘러싼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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