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중 5명 사퇴 땐 비대위 전환
鄭, 대표 취임 4개월 만에 시험대
지도부, 선거 출마여부 조율 관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내년 6·3 지방선거에 출마를 희망하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의 줄사퇴가 내주쯤 본격화한다. 당헌에 따라 출마자 예정자는 선거 6개월 전인 내달 3일까지 직을 내려놓아야 해서다. 총 9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현재까지 6명이 지선 출마 예상자로 분류된다.
이중 과반인 5명 이상이 사퇴하면 현 지도부는 해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뀐다. 선거로 인한 지도부의 줄사퇴가 현실화 할 경우 '정청래 체제'는 출범 4개월 만에 중대 기로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현재 지도부 사퇴가 예상되는 최고위원은 5명이다. 전현희(서울 중·성동갑) 수석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 중이다. 전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이번 주 중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었으나, 당내 사정으로 인해 지연됐다"며 "늦어도 다음 주 전엔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기 경기도지사엔 김병주(경기 남양주을)·한준호(경기 고양을)·이언주(경기 용인정) 최고위원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김병주 최고위원은 현역이자 같은 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공개석상에서 내고 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최근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서 "당의 미래와 정권의 성공이란 두 가지 측면에서 경기도지사 선거가 매우 중요해서 상당히 고민 중"이라며 "이런 고민을 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유지하는 게 맞지 않고, 거취를 표명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외 황명선(충남 논산·계룡·금산) 최고위원은 충남도지사 출마를, 지명직인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최고위원은 전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황명선 최고위원은 출마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다.
황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지금은 개인적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당선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 지도부를 사퇴하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 선당후사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사실상 지방선거 출마의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이는 최고위원들은 3명(전현희·김병주·한준호)이다. 황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이언주·서삼석)도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청래 체제'의 붕괴 가능성이 대두된다.
실제 최고위원 과반의 사퇴로 정청래 지도부가 무너질 경우, 민주당은 곧장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정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당 중앙위원회가 정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할 수 있지만, 일각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 대표가 지도부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최고위원들과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조율해야 한다. 김지호 당 대변인은 최근 라디오에서 "최고위원들의 지방선거 출마가 지도부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내부 조율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이언주 최고위원이 정 대표가 추진하는 '전 당원 1인1표제' 추진을 비판하며 당의 공식 회의에 불참하거나 발언을 마치고 퇴장하는 등 지도부 내홍이 감지됐다. 최고위원들의 거취 결정에 지도부 존속이 걸린 만큼, 정 대표의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단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 지도부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채널A 라디오에서 "현재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지방선거 출마 등의 사정으로 사퇴 의사를 가지고 있는 최고위원들이 5명까지는 안 된다"며 "비대위로 전환한다거나 이런 문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 사퇴 여부와 무관하게 정 대표의 리더십이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정 대표가 일방통행식 '1인1표제'를 주도한 데 대한 당내 반감,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성과를 불식시키는 소란스러운 여당이라는 이미지가 당에 덧씌워진 것은 정 대표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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