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시대착오적 종묘 기(氣) 타령 부끄러운 줄 알아야
이명박 청계천 공원화 반대해놓고 또 비판할 낯 있나?
이루는 건 없고 드러눕기만 잘하는 진보좌파들 특기
李 정권, 한동훈 론스타 소승 지길 바라다 이기니 숟가락 얹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서울시의 종묘 앞 고층건물 허용과 관련해 허민 국가유산청장,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과 함께 종로구 종묘를 방문, 고층건물 재개발 지역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2년 6월 지방 선거에 민주당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선 현 국무총리 김민석(61, 서울, 서울대)은 청계천 복원 반대를 핵심 선거 전략으로 삼았다.
현대건설 회장 출신 한나라당 후보였던 전 대통령 이명박(84, 포항, 고려대)이 진보좌파의 전유물인 환경-생태계 이슈와 보수우파의 특장인 대규모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들고나오자 상인들 생계 문제와 일반 시민들의 교통난을 내세웠다.
전형적인 그들 수법이다. 방독면을 안 쓰고 어디를 얼마나 들어가 봤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교통-쓰레기-상인들 생계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한 근거도 없이’ 막연히 선동하는 수준이었다.
지금 청계천은 어떻게 되었는가? 아무도 그 엄청난 공사가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너무나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한다. 이게 보수우파의 업적이고 강점이다. 상인들은 서울시가 마련한 계획에 따라 더 좋은 곳으로 이주해 장사 잘하고 있다.
공원이 된 청계천은 서울 시민의 휴식처요 고향을 찾은 물고기들의 놀이터요 외국 관광객들이 감탄하는 보석이 됐다. 1960~70년대 고도성장 난개발 시대 상징적 구조물을 철거, 2000년대 도심 속 생태 공원으로 변모시킨 세계적인 메트로 재개발 성공작이란 평가를 듣는다.
김민석이 진영 논리, 선거 전략으로 잘못 생각하거나 고의로 그런 반대를 했을 수는 있다. 오판을 탓할 건 아니다. 그러나 그걸 반복해서 문제다.
상습적이다. 이루는 건 없고 드러눕는 것만 잘하는 진보좌파의 전형을 보여 준다. 그는 무려 나라의 진퇴를 결정하는 정책 결정의 2인자, 국무총리다. 이 막중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 서울 시장 재도전 ‘앙심’을 품고 또 딴지를 걸고 있다.
이번엔 종묘다. 종묘 앞 고층 재개발을 반대하는 그의 이번 논리는 상인들 생계 걱정도 아니고 시민들 교통 걱정도 아니다. 기(氣)다. 까무러칠 일이다.
어처구니없다. 2025년에 기(氣)라니…. 풍수 도사나 무당이라도 만난 건가? 그들이 윤석열과 김건희 비판을 위해 무속계 인사들 천공, 건진법사 등을 귀가 아프게 떠올린 게 불과 두세 달 전까지다. 그런 사람들이 기가 눌린다는 귀신 나는 소리를 하고 있다.
반대 논리를 펴려면 과학과 대도시 생태-재개발, 심미적 관점에서 얘기해야 하고, 정 할 말이 없으면 서민들 생업과 주택 문제라도 붙들어야 들어 줘도 들어 줄 수가 있다. 서울대 나오고 국무총리가 됐어도 얄팍한 운동권 지식과 경험으로는 어디서 들었던 향토사학자적 주장이나 시민단체 선동 구호밖에 떠들 게 없다.
서울 시장 탈환에 생사를 거는 李 정권은 현 보수 시장 오세훈(64, 서울, 고려대)을 꺾기 위해 김민석을 총리 자리에 앉힌 건가? 그 작전 성공을 위해 정부 권한을 최대한 동원할 태세다.
장관 후보자 때 내부 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 증여세 탈루 등 수많은 법 위반 의혹들이 제기된 네이버 출신 문체부 장관 최휘영(61, 서울, 서강대)이 법과 하늘을 말하며 총리를 지원했다.
하늘을 가린다? 이제 보니 진보좌파 정권에 스카우트될 선동 정치인 소양이 충분한 사람이었다. 관광 가치가 적은 종묘는 자부심보다 자괴심을 더 많이 주는 조선 왕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낸 장소란 점에서 그렇게 어마어마한 사적지는 아니다.
문제는 대단한 사적지라고 해도 주변(최소 170미터 앞이다) 고층 재개발로 그 가치가 묻히는 게 아니고 오히려 돋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파리 에펠탑이 그렇고 뉴욕 센트럴 파크가 그렇다.
옛것과 새것, 저층과 고층, 녹지와 콘크리트의 조화다. 견문이 좁고 정치 논리 선동적 시각에만 사로잡힌 운동권 출신들은 이런 걸 모른다. 그저 반대하고 본다.
이런 사람들에게 오세훈은 ‘세운 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만들어 고층 빌딩을 지으면 최대 수혜자는 종묘’라고 반박한다.
시기와 질투, 경쟁심으로 상대방이 하는 잘 될 것 같은 일 막는 건 이 사람들의 장기다. 지난주 대한민국 정부가 승소, 국민 세금 4000억원 낭비를 막은 론스타 소송도 그들은 잘 안되기를 바랐고, 확신했다. 왜? 그들의 정적 한동훈(52, 서울, 서울대-컬럼비아대) 이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서 추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승소 결정이 통보되자 그들은 재빨리 그걸 ‘(이재명) 정부의 쾌거’라고 숟가락을 얹었다. 발표 단상에 얼굴을 내민 대표적 정부 고위 인사는 총리 김민석과 법무부 장관 정성호(64, 양구, 서울대)였다.
민변 변호사 시절 “승소 가능성은 제로이고 거액의 이자와 소송비만 더 물게 되는 세금 낭비다. 한동훈이 내라”고 한겨레 신문에서 주장한 뒤 총선 공천도 받고 대통령 경제안보비서관으로 발탁된 송기호(62, 고흥, 서울대)는 이 자리에 서지 않았다. 아니, 양심이 있다면, 설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정권 아래에서 숨 쉬고 있다. 무척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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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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