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독일서 인수 후 '지구 15바퀴' 안전히 항해
올 연말 퇴역…우수한 잠수함 능력 세계에 알리기도
장보고함(SS-Ⅰ, 1200t급) ⓒ해군
우리 해군의 잠수함 시대를 연 장보고함(SS-Ⅰ, 1200t급)이 올 연말 퇴역을 앞두고 34년간의 임무를 마치는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19일 해군에 따르면 1992년 인수된 장보고함은 이날 오후 진해군항을 출항해 약 2시간의 마지막 항해를 할 예정이다.
이날 항해에는 장보고함 첫 항해를 맡았던 안병구 초대함장(예비역 준장)과 당시 장보고함 무장관, 주임원사 등 인수 요원 4명이 함께한다.
장보고함이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부두에 훗줄을 걸고 입항하면 진해군항에 정박한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울리며 임무 완수를 축하할 예정이다.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했다. 함정 인수요원·정비요원·감독관 등 100여 명의 해군 장병 및 관계관이 1990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파견된 바 있다.
1992년 해군에 인수됐고 이듬해 6월 우리의 첫 번째 잠수함으로 취역했다. 장보고함 취역에 따라 해군은 수상·수중·공중의 입체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1992년 10월 14일 독일 HDW 조선소에서 열린 장보고함 인수식에서 인수 승조원들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해군
해군은 첫 잠수함의 함명을 통일신라 시대 청해진을 중심으로 해양을 개척했던 장보고 대사의 이름을 따 '장보고함'으로 명명했다. 장보고함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햇수로 34년간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약 34만2000 마일(약 63만3000㎞)을 안전하게 항해했다.
특히 장보고함은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약 1만8000㎞) 단독 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2004년 환태평양훈련에선 미국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척을 모의 공격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는 등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잠수함 운용 능력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후 장보고함은 2023년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하다 지난해 훈련함으로 전환돼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과 자격 유지 훈련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제권 장보고함장(소령)은 "장보고함은 최초의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급 잠수함과 장영실함 도입, 국가전략부대 잠수함사령부 창설의 초석을 다진 도전의 상징이었다"며 "앞으로도 잠수함승조원 모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장보고함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침묵의 수호자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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