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성정맥부전' 견뎠을까…APEC 참석길 '주목'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5.10.30 10:54  수정 2025.10.30 10:57

가족력·고령·비만 등 원인…“가벼운 운동으로도 증상 완화”

일본 떠나 한국으로 향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 2025 참석을 위해 장시간 비행에 나서면서, 그가 진단받은 ‘만성정맥부전’ 질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다리 부종 증상으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만성정맥부전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인의 약 20% 이상에서 나타나는 만성정맥부전은 정맥, 특히 다리 정맥이 혈액을 심장으로 효과적으로 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정맥벽이 약해지거나 정맥 내부의 판막이 손상되면 혈류가 거꾸로 흐르면서 혈액이 정맥 내에 고이게 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가족력, 고령, 비만,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있는 생활습관이 꼽힌다. 이 밖에 임신이나 다리 외상, 심부정맥혈전증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대표적인 형태는 하지정맥류로, 다리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거나 꼬불꼬불해지는 증상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피부 표면을 따라 뱀이나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리의 정맥은 피부 바로 밑에 있는 표재성 정맥, 근육 속의 심부 정맥, 표재성 정맥과 심부 정맥을 연결하는 관통 정맥 등으로 나뉜다. 각 정맥에는 혈액이 중력의 반대 방향인 심장 쪽으로만 흐르도록 하는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이 손상되면 혈액이 역류하면서 정맥 내 혈액이 저류가 돼 표재성 정맥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넓은 의미에서 만성 정맥 부전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보통 3mm 이상인 경우 하지정맥류, 1~3mm는 망상정맥, 1mm 이하의 경우를 모세혈관확장증으로 구분한다.


하지정맥류는 여성, 특히 임신 중 자주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시에는 호르몬 변화와 커진 자궁이 혈관을 압박하면서 다리 정맥의 혈류가 원활히 흐르지 못해 하지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유전적 요인, 비만, 폐경, 노화,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이며, 장시간 서 있거나 다리를 구부린 채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역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증상은 장시간 서 있을 때 다리의 통증이나 압박감이 생기고, 저리거나 무겁게 느껴지며 부기가 동반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불편감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거나 밤중에 자주 깨어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발목 주위에 피부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김장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가볍게 자주 걷고, 휴식 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 채 발끝을 얼굴 쪽으로 당겼다 펴는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압박 스타킹 착용도 효과적이며,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허리·엉덩이·허벅지를 과도하게 조이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걷기나 수영 등은 다리 근력과 정맥벽을 강화시켜 정맥류 예방에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2~3분마다 한쪽 다리를 번갈아 들어올리는 동작을 해주고, 다리를 구부리거나 펴기, 돌리기 같은 간단한 움직임도 정맥혈 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나 등 뜨거운 환경은 피하고, 가족력이 있거나 임신 중이라면 고탄력 압박 스타킹을 예방 목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소금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곡물과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면 복부 압력을 줄여 정맥류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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