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아태 총괄 사장 등 경영진 인터뷰
타이어 분진 규제 담은 '유로7' 대응 준비 완료
'복합소재' 신사업 적극 확대… 미래 경쟁력 준비 돌입
마누엘 파피앙 미쉐린 총괄 사장이 22일(현지시간) 태국 농캐 공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쉐린코리아 기자단
"유럽 규제는 수차례 바뀌었다. (유로7은) 올해 시작된다고 했다가 딜레이된 상황이다. 우리는 100% 준비가 돼있다. 타이어에 들어가는 천연고무 등 100% 규제에 대한 대응 준비를 마쳤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태국에서 만난 마누엘 파피앙 미쉐린 총괄 사장의 말이다. 파피앙 사장 뿐 아니라 이날 인터뷰를 함께한 폴 페리니오 미쉐린 아시아태평양지역 B2C 사업 부사장, 씨릴 로제 미쉐린그룹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역시 하나같이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글로벌 자동차, 타이어 제조사의 환경 규제 대응이 어느 때보다도 급박해진 시기에 미쉐린은 어떻게 태평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유럽연합(EU)은 기존 자동차 배출가스만 규제했던 것을 넘어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분진까지 규제하는 '유로7'을 내년 말부터 시행한다.
미쉐린의 여유는 '준비'에서 비롯됐다. 미쉐린은 글로벌 각지에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것을 대비해 이미 십여년 전부터 공급망, 제조 등 모든 생산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준비해왔다. 천연고무 생산지와 미리 관계를 구축하고, 타이어 생산 시설과 소재에도 투자를 지속했다.
파피앙 사장은 "천연고무, 생산지역이 미래에도 계속 보존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해 노력하고 준비해왔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전문성과 기술력을 결합하고, 천연고무가 생산되는 필지를 모두 추적했다. 또 업계 컨소시엄을 리드해 함께 업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씨릴 로제 책임자는 "리사이클링 관련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우리는 조금 더 접근성을 가질수 있는 원료 물질들을 타깃으로 한다. 콜라 플라스틱병 같은 것은 카비오스와 협력하고 있고, 쌀겨에서 실리카를 생산하고 있고, 스틸도 리사이클링을 한다. 바이오 기반의 천연고무, 재생가능한 천연고무, 레몬껍질, 오렌지껍질 이용한 수지도 타이어 쓴다"고 말했다.
실제 미쉐린은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 중 'ESG'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꼽힌다. 이미 타이어 제조의 30%를 재활용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는 40%, 2050년엔 100%를 달성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도 세워둔 상태다. 이미 주요 평가기관에서 높은 등급을 수차례 받아내며 지속가능성 경쟁력도 인정받았다.
로제 책임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로드맵도 있고 잘 진행되기 때문에 2050년에 10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안전성, 환경성, 대량생산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진정한 지속가능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씨릴 로제 미쉐린그룹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가 22일(현지시간) 태국 농캐 공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쉐린코리아 기자단
140년에 가까운 업력이 증명하듯 내구성, 연비 등 '상품력'으로는 입증이 끝났다. 미쉐린은 여기에 지속가능성이 더해지면 미래에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뻬리니오 부사장은 "OEM(자동차 제조사)들은 우리의 회전저항 관련 퍼포먼스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회전저항이 낮아지면 연료 소비가 낮아지고 탄소배출이 줄고,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길어진다"며 "OEM들과 협상할 때 핵심 요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쉐린이 특별한 이유는, 이런 성능을 높이면서도 다른 것들에 대해 타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독보적 장점"이라며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전체 퍼포먼스를 높여나간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씨릴 로제 책임자 역시 "성능의 한가지 방면만 보면 안 된다. 어떤 사람은 수명만 따질 수도 있고, 안정성만, 젖은 노면만, 마모성능만 보기도 하겠지만, 종합적으로 성능을 다 따져보면 미쉐린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한가지는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잘 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쉐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집은 '복합 소재'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복합소재는 미쉐린 기술력 바탕으로한 소방용 호스, 컨베이어 벨트 등을 제조하는 신사업이다. 친환경 소재에 대한 끝없는 연구와 투자가 타이어의 경쟁력을 만들었고, 산업계 전반과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제품으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 미쉐린은 타이어 제품 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기초 과학분야에 매년 대규모 투자금을 쏟아붓는다. 기초 과학에서 비롯된 친환경 소재가 결국 타이어를 비롯한 미쉐린 모든 제품의 토대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파피앙 사장은 "우리에겐 6000여 명의 과학자가 있고, 매년 12억씩 R&D 투자를 하고있다. 우리만큼 하는 곳은 없다"며 "투자뿐 아니라 우리는 사업 방식이 다르다. 우리는 기초과학에 투자한다. 애플리케이션용 투자가 아니라, 기초적 분야에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에서 대규모 컨베이어벨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싱가포르에서는 씰을 제조하고 있다. 지역적인것 뿐 아니라 복합소재는 글로벌 사업"이라며 "한 국가하고만 비즈니스하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쓰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합소재는 특정국가를 넘어서서 글로벌 비즈니스와 연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복합소재 분야의 성장 가능성 역시 밝다. 현재 미쉐린의 사업은 타이어 80%, 복합소재 16%, 경험 사업 4% 수준으로, 복합소재 사업은 최근 10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파피앙 사장은 "복합소재는 지난 10년간 평균적으로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복합소재 비즈니스는 실제 시장에서 타이어보다 훨씬 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수록 복합소재 사업은타이어와 함께 미쉐린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게될 전망이다. 미쉐린은 기존 시장에 있던 업체를 흡수해 몸집을 빠르게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파피앙 사장은 "복합소재가 들어가는 중요한 분야들은 우리의 퀄리티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사업분야"라며 "유기적 성장, 인수합병 등을 통해서 계속 복합소재 사업을 키워 가면 혁신이 가속화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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