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빼돌려 투약 간호사 선고유예…"자수 참작"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5.10.21 09:33  수정 2025.10.21 09:35

전북지역 한 병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페티딘 9개 훔쳐 투약 혐의

법원 "엄벌 필요 있지만 스스로 범행 중단하고 자수한 점 등 참작"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병원 주사실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훔쳐 상습적으로 투약한 간호사가 자수해 법원의 선처를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된 A(38)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선고유예는 범죄가 경미할 때 법원이 피고인에 대한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소 자체를 면해주는 판결이다.


A씨는 2023년 10월 전북지역 한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페티딘 앰풀(1㎖) 9개를 훔쳐 이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페티딘은 빈번하게 오남용되는 마약 중 하나로 잘못 쓰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 약은 과거에는 '데메롤'이라는 이름으로 흔히 알려졌으나 착란·호흡곤란 등 여러 부작용으로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최근에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과 함께 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로 분류된다.


A씨는 당시 의사로부터 '수액에 페티딘을 섞어 환자에게 투약하라'고 지시받았지만, 환자에게는 수액만 주고 페티딘은 호주머니에 넣어 훔쳤다.


그는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마약 투약을 멈추고 자수해 법정에 섰다.


항소심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국민 보건을 해하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커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은 특히 의료기관에서 마약류를 취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비난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스스로 범행을 중단하고 자수한 점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이 높지 않고 (피고인이 다니는) 병원에서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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