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개혁' 비판한 김종민 변호사 계정 차단한 페이스북…사유는 실수?

文 검수완박·尹 정치 반대는 문제 없었는데

'검찰개혁' 비판에만 이례적 계정 차단 조치?

페이스북코리아, 오는 14일 국정감사 출석

'차단 피해자' 김 변호사 관련 사안 질의 예정

김종민 변호사 ⓒ뉴시스

페이스북이 검찰개혁을 비판한 김종민 변호사의 계정을 차단한 것을 두고 검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김 변호사는 정작 플랫폼 규정을 위반한 사실조차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페이스북 코리아는 해당 계정 차단 조치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내놨다.

12일 페이스북 코리아가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검찰개혁을 비판한 김 변호사의 계정을 차단한 데 대해 "해당 계정이 실수로 차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정치적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메타는 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메타의 플랫폼들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며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에서는 긍정·부정적인 것 때로는 불쾌한 것까지도 드러날 수 있어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으나, 이것이 자유로운 표현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신고만으로 이용자의 콘텐츠 게재를 제한하는지를 묻자 "이용자 신고에 대한 검증 없이 신고에만 의존하여 콘텐츠 또는 계정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신고가 이뤄지고 나면 해당 콘텐츠가 실제로 정책에 위반되는지를 검토하고 그러한 검토에 기반해 조치를 취한다"고 답했다.

결국 김 변호사의 게시물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어 해당 계정이 실수로 인해 차단된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앞서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 변호사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청 해체' 등 형사사법제도 파괴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비판해왔다. 그러자 지난달 14일 그의 계정은 돌연 차단됐다.

당시 페이스북은 계정 일시 차단 조치와 함께 "180일 이내 재고 요청이 없을 경우 영구 비활성화된다"고 통보했고, 김 변호사가 이의신청을 하자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한 게시물이나 댓글이 확인되면 차단 유지"라는 안내와 함께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첫해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던 김 변호사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 입장을 개진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계 진출 및 이로 인한 검찰의 정치화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지만, 계정 차단과 같은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로운 표현을 중시한다는 메타의 경영 철학에 비춰볼 때 이번 조치가 내부 검열일 수 있다는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1월 "표현의 자유는 진보의 원동력이며 이를 억제하면 권력 구조를 강화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 강화를 위한 콘텐츠 관리 정책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기조 하에 메타 측은 "TV나 의회에서 할 수 있는 말을 자사 플랫폼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 또한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데일리안에 "페이스북이 내놓은 해명이 무슨 내용인지 (나는) 모르겠으나, 차단했을 당시 페이스북 측에서 소모적인 발언 이런 것들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실수라고 한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어 "페이스북의 공적인 기능을 완전히 무시하고 함부로 어떤 개인의 계정을 차단한 것은, 표현의 자유라든지 언론의 자유를 차단한 행위라고 본다"며 "특정 개인이 자신의 생각에 따라 (내) 계정을 차단한 것이라면 실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김종민 변호사는 오는 14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련 사안에 대한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