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대 로청... 청소력은 '합격', 사용자 경험은 '숙제'
가성비와 프리미엄의 경계에서 아쉬운 디테일 드러나
‘가성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온 샤오미가 자취방 문턱을 넘어 신혼집과 일반 가정집을 공략하며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갑은 가볍지만 성능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브랜드 이미지 전환을 꾀하면서다.
실제로 샤오미는 고가 제품 출시, 서비스센터 확충, 현지화 전략 강화 등을 통해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다만 실제 체험해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은 인정하지만, 프리미엄이라 하기엔 디테일이 아쉽다"는 평가와 "그래도 가격 대비 훌륭하다"는 호평이 엇갈린다.
지난 25일 국내에 공식 출시된 샤오미 로봇청소기 '5 프로'를 약 일주일간 직접 사용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리미엄 이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떠오르는 제품이었다. 100만 원에 가까운 99만 9000원은 결코 가볍지 않은 수준으로, 그만큼 기대치를 끌어올렸지만 디테일한 완성도에서는 프리미엄이라 부르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기본기는 탄탄… 맵핑과 청소 루틴은 '아직'
스펙상 2만Pa의 흡입력, 자동 먼지 비움, 80℃ 고온 물걸레 세척과 건조 등 주요 기능은 발표 그대로였다. 실제 청소 성능도 바닥 먼지와 이물질 제거에서 부족함 없이 강하게 작동했다. 물걸레는 바짝 말라 쾌적했고, 자동 세척·건조 기능 덕분에 관리가 한결 편리했다.
특히 트리플 카메라 기반 AI 알고리즘을 통한 장애물 회피와 테이블 다리 곡면 주행 같은 청소 동작은 인상적이었다. 장애물이 발생하면 카메라가 직접 이를 촬영해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겼다. 어느 부분에 오염이 있는지, 어디에 물건이 떨어져 있는지를 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가장 기대가 컸던 ▲맵핑과 ▲AI 청소 루틴 등은 아쉬웠다. 초기 맵핑이 오래 걸렸고 방 구조를 완벽히 인식하지 못해 특정 구역만 반복 주행하거나 일부 공간을 아예 건너뛰는 일이 종종 있어 사용자가 직접 지도를 편집해야 집 전체 청소가 가능했다. 카펫 인식의 경우, 초반에는 제대로 카펫을 인식하지 못했으나 반복 청소를 통해 대상을 명확히 인식하고 수월하게 지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보완 필요한 디테일...'사용자 경험'
손쉬운 조작과 앱 연동은 샤오미의 강점이다. 직관적이고 세분화된 제어가 가능해 사용 편의성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한글 음성 피드백의 경우 문장 억양이 지나치게 어색하거나 잘못된 번역 문장이 섞여 나와 기계적인 느낌이 강했다. 또 배터리 잔량이 몇 퍼센트인지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청소'라는 본질에 집중한 제품의 성능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사용자를 위한 작은 디테일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었다.
샤오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성비와 프리미엄은 양립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5 프로는 가격대비 풍성한 하드웨어와 자동관리 같은 최신 기능으로 지갑 부담을 줄여준다. TV·패드·스마트홈 기기와 연결되는 확장 전략까지 고려하면 브랜드의 성장 의지도 엿보인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작은 디테일에서 큰 가치를 느낀다. 세련된 사용자 경험, 완성도 높은 기능 구현 같은 부분에서 샤오미 5 프로는 아직 갈 길이 남은 모습이었다. 큰 가격 부담 없이 대형 브랜드의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추천. '세부 완성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를 읽어보고 판단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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