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첫 경쟁 부문 도입부터 화려한 해외 게스트들의 참여까지, 알차게 준비한 30회 축제가 남긴 것들을 짚었다.
2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광수 이사장은 "올해는 영화제 기간 중 공휴일이 없어서 관객분들이 덜 올까 봐 걱정을 했었는데, 많은 호응이 있었다"며 전년 대비 2만명 늘어난 17만 5889명이 공식 선정작 328편을 관람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영화제를 찾은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부산국제영화제라 부산의 영화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이기도 하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임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적절한 지원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매년 국비 비율이 다운되고 있는데, 글로벌한 영화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추후 지원 상황 등에 대해선 지켜봐야 할 일이다. 박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영화제 손님이 많은지에 대해 걱정하며 물어보셨다. 영화계가 어려우니 영화제도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셨다. 제 말을 듣고도 긴가민가하시긴 하셨다. 영화 상영 후 한마디 하신 것이, 한국영화계를 잘 살펴보겠다는 것이었다. 부산 관객이 아닌 분들이 있냐고 물었는데, 80%가 그랬다. 그때 부산만의 영화제가 아니라는 걸 느끼신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방문에 대해선 "국내 투자배급, 제작사 관계자를 비롯해 독립영화 하시는 분들도 다 모였는데, 이야기를 들으시곤 나가시며 '영화계가 제일 심각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재정 지원에 대해서도 자세히 검토해서 해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간에도 영화제에 정치인들이 찾아주셨지만 결과는 다 달랐다"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한 결과에 대해서는 우선 만족감을 표했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14편의 작품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나홍진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단이 심사하는 과정을 봤는데, 성실하고 치열한 격론을 벌이며 결과에 도달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경쟁 부문을 신설하며 애초에 가진 목적, 아시아 영화가 좀 더 발전적으로 알려지도록 기여하고자 하는 바를 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했는데, 내부적으론 첫 발을 잘 내디뎠다고 여긴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관객들 사이에서도 애착이나 호의들이 보인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뜨겁게 느낄 수 있었다"고 짚었다.
나홍진 심사위원장이 개막식에서 "아무 생각이 없고 그냥 개막작 ‘어쩔수가없다’를 보러 왔다"고 농담한 것이 무례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 발언이 무례했다면, 내가 우선 그렇게 느꼈어야 했던 게 아닐까. 그렇게 느낀 바가 없다. 개막식 현장에서 일어난 재미난 풍경 중 하나였다. 그 발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가 심사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6인의 심사위원을 이끌며 보여준 치열한 태도는 감동적인 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는 장의 역할을 소화한 것 같아 만족했다. 그는 "어느 영화의 경쟁 부문이던지 그것이 그 영화제를 찾는 창작 주체들에게 일정한 프로모션 효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 실질적으로 그것이 발생해야 한다. 전부 조사한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고양이를 도와줘'라는 일본 작품과 스리랑카의 '스파이 스타'있는데, 경쟁 부문에 선정됐다는 발표가 난 이후 인터내셔널 세일즈사를 구하게 됐다. 애초에 목적한 바 그대로 실리적인 효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비롯해 마이클 만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 배우 줄리엣 비노쉬, 밀라 요보비치 등 화려한 게스트진이 축제를 빛낸 것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정 집행위원장은 "거의 모든 감독, 배우들이 예정대로 행사를 찾았다. 또 많은 행사에 참여해 주셨다. 초반은 물론, 영화제 중반을 넘어 후반부까지도 그랬다. 양조위, 줄리엣 비노쉬, 마르노 벨로키오 감독 등도 후반을 장식해 주셨다. 두기봉 감독님은 태풍 영향으로 공항이 폐쇄돼 못 오시기도 했으나,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미리 공표한 모든 게스트들이 참석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김영덕 마켓위원장은 아시아 콘텐츠&필름 마켓의 성과를 짚었다. 아시아 콘텐츠 필름마켓은 4일 동안 진행이 됐다. 그는 "아시아 콘텐츠 필름마켓은 4일 동안 진행이 됐다. 올해 마켓은 등록자가 전년 대비 14%p 늘어나 3000명 정도가 등록했다. 이중 60%가 해외 영화인"이라며 "글로벌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 같다"고 그 의미를 짚었다.
정 집행위원장은 이 같은 성과를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단 올해 프로그램의 충실성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여긴다. 기존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고, 세밀화하면서 그 사이사이 틈새 요구들도 반영하려고 했다. 새로 신설한 부문도 효과가 있었다고 여긴다. 30회의 특수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올해만의 특수성에 그치길 바라진 않는다. 올해 해보면서 어떤 방식으로 영화제를 운영했을 때 장기적으로 비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얼마간 비전을 갖게 됐다. 그 부분을 치열하게 논의해 실용적으로 확장해 당장 내년부터 올해 이 결과부터 출발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경쟁 부문의 시상식이 열린다.주요 시상자로 참석할 예정이며, 시상은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총 5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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