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은 박현경 이후 4년 만
"LPGA 진출이 목표, 조금 더 연습하면 가능"
유현조. ⓒ KLPGA
‘육각형 골퍼’ 유현조(20, 삼천리)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데뷔 2년 차에 메이저 대회 2연패라는 역사를 써냈다.
유현조는 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블랙스톤 이천GC에서 열린 2025 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서 4라운드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순위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 이 대회서 생애 첫 승을 달성했던 유현조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역대 7번째 메이저 대회 연패에 성공했다.
KL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는 KLPGA 챔피언십, 한국여자오픈,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등 총 4개다. 지난해까지는 5개 대회로 치러졌으나 한화클래식이 지난해를 끝으로 폐지돼 하나 줄었다.
1978년부터 시작된 KLPGA 투어는 2001년부터 메이저 대회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창설과 동시에 개최된 역사적인 첫 대회 KLPGA 챔피언십과 1987년 시작된 한국여자오픈이 메이저 대회 도입과 동시에 분류됐고 2006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009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017년 한화 클래식이 차례로 큰 대회가 됐다.
KLPGA 메이저 대회 연패. ⓒ 데일리안 스포츠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은 총 7차례 나왔다.
메이저 대회 도입 이전에는 구옥희가 1980년부터 1982년까지 KLPGA 챔피언십을 3연패했고, 1988년과 1989년 고우순이 한국여자오픈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강수연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3연패했으나 당시 이 대회는 일반 대회로 치러졌고, 대신 2000년과 2001년 한국여자오픈을 2연패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1년 메이저 대회의 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난 뒤에는 송보배(2003년, 2004년)가 첫 포문을 열었다. 특히 송보배는 2003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금은 유현조와 함께 삼천리서 한솥밥을 먹으며 코치로 활동 중인 김해림은 KB금융 스타챔피언십서 2연패(2016, 2017년)를 달성했고, 박현경 또한 2020년과 2021년 KLPGA 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했다.
유현조. ⓒ KLPGA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유현조는 올 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우승 상금 2억 7000만원을 획득, 상금 부문서 9억 8333만원을 기록하며 이예원과 방신실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현재 상금 랭킹은 노승희(10억 8768만원)가 가장 먼저 1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홍정민(9억 9642만원)이 뒤를 잇고 있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는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며 482포인트로 3계단 뛰어 오른 1위에 올랐다. 유현조는 우승 후 인터뷰서 “시즌 초 대상과 2승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근 몇 년간 목표로 삼았던 것은 다 달성했기 때문에 올해도 그걸 이어가면 좋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유현조다.
장타자인 그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부문서 247.3야드(약 226m)로 전체 17위에 올라있고 그린 적중률(76.6%) 9위, 평균 퍼팅(29.5개) 9위로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따라서 평균 타수 부문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유현조. ⓒ KLPGA
그동안 KLPGA 투어를 지배한 특급 선수들이 그랬듯 유현조도 큰 꿈을 품고 있다. 그는 “LPGA 투어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만 부족한 면이 많아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US여자오픈 나갔을 때 정말 좋았고, 부족함도 알았다. 난 안 되겠다는 생각보다 조금 더 연습하면 가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나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성장세를 이뤘다. 특히 지난주 열린 ‘KG 레이디스 오픈’ 준우승은 유현조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그는 신다인과 2차 연장 끝에 아쉽게 고배를 든 바 있다.
유현조는 이에 대해 “지난주 대회가 가장 아쉬움이 남았다. 이전 2번의 준우승은 타수 차이가 많이 났고, 밑에서 따라가는 상황이었는데 지난주는 연장 패배의 영향이 컸다”며 “덕분에 부족한 부분을 많이 알았다. ‘우승해야지’라는 생각이 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긴장하면 내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를 알게 돼 긴장감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현조는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서 다음 주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을 또 다른 목표로 세웠다. 이유가 참신했다. 유현조는 “아마추어 때부터 막연히 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트로피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세리머니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유현조.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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