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2나노 기술 성과와 수치 공개
차세대 파운드리 분수령 '2나노' 경쟁 한층 격화 전망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나노(nm·10억분의 1m) 공정 양산 성과를 처음 공식화했다.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2나노 성과가 베일을 벗으면서, 업계의 선단 공정 경쟁도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2나노 1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은 3나노 2세대 대비 성능 5%, 전력 효율 8% 개선되고 면적은 5%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수준의 설명만 내놓던 삼성전자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기술 성과와 수치를 공개한 것이다.
파운드리 시장은 현재 대만 TSMC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점유율 70.2%로 압도적 1위이며, 삼성전자는 7.3% 수준에 머문다. TSMC의 시장 지배력은 인공지능(AI)발 수요 확대에 안정적인 수율이 더해지면서 강해졌다. 3나노 공정의 경우 양산 5분기 만에 가동률 100%에 도달했고, 애플·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를 일찍이 확보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2나노부터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적용하는데 TSMC는 처음 도입하는 반면, 삼성은 3나노에서 이미 GAA를 적용해 한 세대 먼저 경험치를 쌓아왔다. GAA 공정은 기존 핀펫(FinFET) 대비 전류 누설을 줄이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가격 문제도 시장 판도를 뒤흔들 요인 중 하나다. TSMC는 2나노 공정 웨이퍼 가격을 이전 세대보다 약 10~20% 인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TSMC가 미국 생산을 늘린 데 따른 비용 상승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만회하려는 조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TSMC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조건을 내세우며 유연한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테슬라는 차량용 반도체 칩 'AI5' 생산을 TSMC와 삼성에 이원화했고, 삼성은 차세대 AI6 칩 전체 물량을 수주해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 공급 계약을 따냈다.
시험대는 이미 마련됐다. 삼성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자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기로 했다. 엑시노스는 비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부문이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맡는 자체 칩으로, 파운드리 사업부가 2나노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다. 엑시노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력이 결정된다.
관건은 역시 수율이다. 통상 60% 이상을 양산에 적합한 수율이라고 평가한다. TSMC는 2나노 공정에서 약 80% 수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양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50~60%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2나노 경쟁력을 시장에 알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큰 폭의 개선이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특히 2나노를 적용한 엑시노스 2600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만큼, 엑시노스의 성공 여부로 삼성의 2나노의 경쟁력이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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