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상법 강행 처리 다음은 '더 센 특검법'…트럼프마저 우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8.26 00:05  수정 2025.08.26 00:05

9월 정기국회 처리…내달 초중순 본회의

민주당 "특검 수사 범위·기간 보완 시급"

국민의힘 "정기회 보이콧…국면전환 꼼수"

트럼프 "한국서 숙청 상황? 사업 못한다"

전현희 3대특검 종합대응특위 총괄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3대특검 종합대응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들이 방송 3법·노란봉투법·상법 2차 개정안 등 이른바 '윤석열 거부권' 법안들을 국민의힘의 반대를 뚫고 결국 모두 강행 처리했다. 기세를 올린 민주당은 3대 특검법 개정안 추진에도 나서면서 여야 대치 정국은 9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 경영 환경 악화 우려가 나오는 노봉법·상법 개정안 처리가 밀어붙여진데 이어, 전방위적인 전(前) 정권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특검법 개정 움직임까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우리나라에서 숙청이나 혁명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냐면서 사업 환경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상법 2차 개정안을 끝으로 윤석열 정부가 거부했던 법안들이 8월 임시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모두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기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이어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검토,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 요청 등을 하며 끝까지 입법 저지에 나섰다.


이에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칭 개혁 5법 통과 관련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의 과도한 남용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 아직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본인들을 여당으로 알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비난했다.


국회는 오는 27일 예정된 본회의에선 여야 합의에 따라 비쟁점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오송참사 국정조사 실시 계획서, 민주유공자법 등이 포함된다.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켜 정권 말 '알박기 인사' 관행을 방지하는 공공기관법의 패스트트랙 지정 일정은 미정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내 '더 센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처리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에도 여야 대치가 불가피해졌다.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은 특검의 수사 인력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다.


전현희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특검 수사가 가열차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새로운 범죄 증거와 역학관계 전모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특검에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져서 내란과 국정농단의 진상이 철저히 밝혀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센 특검법은 당초 25일 법사위 전체회의, 27일 본회의 회부가 예상됐으나 전날 미뤄졌다. 박수현 대변인은 "여당이 먼저 특검법 개정안을 주도해서 처리하는 것보단 특검이 국회에 개정안을 직접 요구하는 게 훨씬 명분 있는 방법"이라고 일정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특검팀은 이날 국회에 특검보, 파견 검사, 파견공무원을 증원하는 방향으로 특검법 개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국회에 보냈다. 구체적으로 특검보 1~2명, 파견 검사 20명, 파견 공무원 40명 증원을 요청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사 기간 연장에 대한 요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혐의가 16개에 달하는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 개정안은 이미 발의한 상태다. 당내 3대 특검 종합대응특위가 이 개정안에 특검 요구를 반영해 내일 당론법으로 발의하고 여력이 되면 법사위 소위 심사까지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더 센 특검법 본회의 일정은 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아직 법사위 통과도 안 됐는데 의사일정을 얘기하느냐고 해서 다음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식, 3일 우원식 국회의장 중국 전승절 참석 이후인 9월 초중순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특검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3대 특검 수사 기간은 오는 10~11월까지다.


국민의힘은 더 센 특검법 강행 시 9월 정기국회 보이콧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송언석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을 만나서 '3대 특검 법안이 강행 처리되면 9월 정기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말했다"며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새로운 의혹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 목적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치 공세를 이어가려는 의도임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동맹국 정치 지도자조차 우리나라의 입법 상황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여 앞두고 SNS에 "한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라며 "마치 숙청이나 혁명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 우리는 그곳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를 놓고 노봉법·상법 입법을 겨냥했다거나, 특검 수사를 염두에 뒀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