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이야기장수의 책
이야기장수는 2022년 문학동네의 임프린트로 출발한 출판사로, 지난해 독립 법인을 가진 계열사로 전환해 문학동네의 계열사가 됐다. 이연실 대표는 문학동네의 편집자에서 한 출판사의 대표가 돼 작가 발굴부터 도서 출간, 판권 판매 등 IP(지식재산권)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문학, 에세이 전문 브랜드를 지향하는 이야기출판사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책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림책 올가 그레벤니크 작가의 ‘전쟁일기’를 시작으로, 한국 최초 강력계 여형사이자 강력반장인 박미옥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형사 박미옥’, 코미디언 양세형의 시를 모은 ‘별의 길’, 이슬아 작가의 ‘가녀장의 시대’,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등 다양한 장르, 소재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 중이다.
‘전쟁일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삶이 무너진 한 작가가 지하 피난 생활을 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기록했다면, ‘별의 길’은 일상 속 그냥 지나치기 쉬운 한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 위로를 선사한다. ‘가녀장의 시대’를 통해선 가부장제를 뒤집는 신선한 발상으로 색다른 재미를 주는 등 ‘지금’ 필요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양세형은 ‘별의 길’에 대해 “내가 어렸을 때 배웠던 단어들이 제일 예쁜 것 같다. 다행히 그 단어들을 잊지 않고 있었다. 어른이 되면 될수록 배우는 단어나 말들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집에 있는 단어들은 초등학생, 유치원생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책에 담긴 메시지·재미를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이야기장수의 방향성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 판권 판매 넘어 오프라인 행사까지, 이야기장수가 키우는 ‘이야기 장’
종이책을 넘어 책을 바탕으로 한 영상으로도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처음부터 출판사를 넘어 ‘이야기 회사’를 지향했다는 이 대표는 이슬아 작가의 ‘가녀장의 시대’, 박미옥 작가의 ‘형사 박미옥’은 영상화 판권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는 김하나, 황선우 작가의 ‘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가 영국 펭귄랜덤하우스, 미국 하퍼콜린스와 억대 판권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특히 그간 영미권, 유럽 등에서는 소설 분야로 관심이 쏠리곤 했었는데, 에세이가 성공 사례를 남기며 장르 가능성을 확대한 것에 더 큰 기쁨을 느꼈다.
판권 판매 외에도,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다. 팬덤을 다지는 기획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행사를 통해 독자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이슬아 작가가 연 작가 팝업 스토어는 독자들에게도, 이야기장수에도 새로운 경험이 됐다. 이 작가의 신작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출간을 기념해 열린 서울 성수동의 팝업 스토에서는 굿즈 판매로 이목을 끄는 한편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 작업 과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작가의 방 등을 선보여 만족감을 더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이 작가의 교정지에도 많은 이용객들이 관심을 가진 것을 언급하며 “사실 작가와 출판사가 주고받는 부분인 건데, ‘책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라는 걸 느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사는 젊은 세대는 소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아예 책을 들고, 젊은 세대들이 많이 가는 지역으로 들어간 거다. 그러니까 또 다른 분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고 ‘특별한’ 행사들을 기획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반기 선보일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의 원작 ‘술꾼도시처녀들’의 미깡 작가 신작도 새롭게 독자들을 만난다. 기존의 무대 형식의 북토크가 아닌, 작가와 출판사, 독자가 함께 ‘술’을 마시며 더 가깝게 소통하는 신선한 방식의 토크 행사를 기획 중인 것이다.
독자의 경험을 확대하고, 이것이 작가들에게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는 길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이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 또는 영상화를 통해 작가들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들을 마련하고 싶다. 젊은 층에게도 더 다가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