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號' 출범 후 불거지는 미묘한 당정 엇박자 [정국 기상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8.17 00:10  수정 2025.08.17 00:10

李대통령, 국민 통합·협치 내세우지만

鄭, 野 파트너 인정 안하고 개혁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호(號) 더불어민주당' 출범 후 당정 간 미묘한 엇박자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협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협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하면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대(검찰·사법·언론) 개혁 특별위원회' 출범을 완료하며, 이른바 개혁 속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는 추석(10월 6일) 전까지 3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언론개혁·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내란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당대표직을 새로 맡으면 다른 당대표를 예방하는 하는 게 오랜 국회 관행이지만, 정 대표는 군소 범여권 정당 대표만 만나고 국민의힘 대표는 만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는데 현충탑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하고 다른 대통령 묘역은 찾지 않았다.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강선우 의원에 대한 위로도 도마에 올랐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전당대회 직후 강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강 의원에게 많은 위로를 해줬고, 당대표로서 힘이 돼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정리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정 대표는 강 의원을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시키기도 했다.


최근 법안 처리 순서에서도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간 이견을 엿볼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대신 방송법 개정안을 먼저 상정시켜 통과시켰다. 노란봉투법은 이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으로, 최근 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여러 번 '노란봉투법 처리 일정을 미루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새로운 당대표가 언론개혁에 대한 큰 의지가 있어 방송법을 먼저 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마이웨이'를 바라보는 이 대통령의 불편한 마음은 지난 12일 정 대표, 박찬대 의원과 함께 한 만찬에서 드러났다는 해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이날 만찬은 정 대표 취임 이후 이 대통령과의 첫 만남 자리인데, 당권 경쟁을 펼쳤던 박 의원까지 초대해 함께함으로써, 정 대표에게 온전히 힘을 실어줄 의향은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기반으로 당내 다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정 대표와 당권 경쟁을 펼쳤던 박찬대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당시 정 대표를 겨냥해 '자기정치를 할 사람'으로 사실상 규정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강경 기조에 대한 우려는 당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했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정 대표가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에 선출됐지만, 집권여당 대표가 됐음에도 선명성과 투쟁만을 고수한다면, 이재명 정부에 결국 부담이 될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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