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깨끗한 노무현은 잊어라”

“사과는 없고, 검찰에 보내는 메시지만 있어”

“그 돈은 누가 봐도 노 전 대통령에게 간 것”

“사과문에 사과는 없고 검찰에 보내는 메시지만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자료사진)

한나라당은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시인한 것과 관련, “깨끗한 노무현은 잊어라”라며 맹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며 검찰의 수사 방향과 범위를 제시하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체포되자 서둘러 제시한 진술 가이드라인이라는 것.

그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린 시점이 정 전 청와대 비서관이 체포된 직후라는 점 △“저의 집(권양숙 여사)에서 부탁하고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밝힌 점 △“혹시 정 전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라고 밝힌 점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여권 한 인사는 기자와 만나 “사과문 발표는 정 전 비서관이 어떤 진술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하라’며 조율을 한 것”이라며 “사과문에 사과는 없고, 검찰에 보내는 메시지만 있다”고 비판했다.

율사출신의 한 여권인사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 돈의 명목에 대해 ‘빌린 것’이라고 하는데, 누가 현직 대통령에게 돈 빌려주고 돌려받을 생각을 하겠나”라면서 “그 돈은 누가 봐도 전부 노 전 대통령에게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기업에게 돈 안받겠다면서 깨끗한 이미지를 쌓았지만, 이는 허상에 불과했다”면서 “이젠 구속 될 위기이고,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제기된 의혹에 대한 실체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무현 정권의 X파일에 등장하는 노 전 대통령과 그 주변인사들이 그들의 신분과 돈을 이용해 어떤 부당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서로 나눠가졌는지, 구체적인 특혜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면서 “그 검은 뒷거래에 대해 티끌만한 의혹도 남기지 않는 것이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온 당선자’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국민들은 실망을 금할 수 없는 것”이라며 “청렴과 도덕성을 전유물로 자랑하며 행세해 온 주변세력의 거짓과 가식에 대한 배신감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노 전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이 체포되자 마지못해 (사과문을) 밝혔다는 생각”이라면서 “사과문은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 진술할 방향과 범위를 제시하는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의 비서관이자 수족으로, 총무비서관이 개입한 일을 몇 년간 몰랐다는 것을 믿기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또한 모든 것이 권 여사의 일이라고 한다면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노 전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아울러 여권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이 깨끗한 정치를 한다고 공언하면서 ‘돈의 루트’가 뻔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쉽게 걸려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