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에 묶인 전 대통령의 분노 "나 70살인데, 이런 젠장"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7.23 04:39  수정 2025.07.23 04:39

대선 불복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발목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가 부착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브라질리아 의회에서 발목에 착용한 전자 발찌를 보여주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전자 발찌 착용을 명령받았다. 2025.07.22. ⓒ뉴시스

2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연방 상·하원) 건물 계단에서 왼쪽 바짓단을 걷더니 발목에 달린 전자발찌를 취재진에게 내보이며 발끈했다.


그는 전자발찌를 가리키며 "나는 국고를 횡령하지도, 공금을 횡령하지도, 살인을 하지도, 인신매매를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고한 사람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행위는 국가의 치욕"이라며 "전직 대통령에게 저지른 짓이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X

이날 지지 의원들과 기자회견 예정이었던 그는 대법원 금지 명령으로 회견이 무산되자, 바짓단을 올려 전자발찌를 보여주며 기자들에게 하소연한 것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19년~2022년) 강경 우파 행보를 보이며 트럼프 측과의 연대를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남미의 트럼프'로 불렸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남미 좌파의 상징인 루이스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2023년 1·8 선거 불복 폭동을 야기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지난 18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하면서 가택연금,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 외국 대사관·총영사관 건물 접근 금지, 소셜미디어(SNS) 사용 금지 처분도 함께 내렸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 후 보우소나루는 "극도로 굴욕적인 일이다. 난 브라질을 떠날 생각을 한 적 없다"며 "젠장, 나는 공화국의 전직 대통령이고 70살"이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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