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폭염에 배추 작황 부진, 감자 생육 지연…수박 가격도 상승세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7.15 14:00  수정 2025.07.15 14:00

여름배추 정식 지연, 고랭지감자 생육 부진

농식품부, 예비묘 확보·할인행사 등 수급 대응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수박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폭염과 가뭄으로 여름배추 작황이 부진하고, 수박은 출하 지연과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고랭지감자는 재배면적 감소와 생육 지연이 겹치며 공급 불안이 예상된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여름배추는 해발 고도가 높은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며 생육 부진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강릉 등 동부 지역의 가뭄이 심화되자, 농식품부는 긴급 급수차량과 이동식 스프링클러 등을 투입해 정식을 마무리했다.


수박은 5~6월 일조량 부족에 따른 출하 지연과 폭염에 따른 수요 증가가 겹치며 가격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감자 생산량의 65%를 차지하는 노지 봄감자는 전년보다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평년보다는 약 2% 증가해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월부터 본격 수확되는 고랭지감자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6.8% 줄었고, 감자가 커지는 비대기에 접어든 지금 시점에 물이 많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가뭄으로 생육이 부진한 상황이다.


2024년산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주요 과일류는 저온으로 생육이 다소 늦춰졌으나, 6월 이후 기온 상승으로 생육이 회복되면서 공급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망한 사과 생산량은 45만 5000t에서 47만t이다. 배는 21만t, 포도는 19만 6000t, 복숭아는 19만t으로 예측됐다.


축산물은 고온에 취약한 가금류를 중심으로 일부 폭염 피해가 보고됐지만,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피해 현황(7월 14일 기준)은 육계 42만 8000마리(전체 사육 규모의 0.6%), 산란계 3만 8000마리(0.04%)다.

7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821만 개로 평년보다 많고, 방학과 휴가철 등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닭고기도 전년 및 평년 수준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정부, 비축물량·할인행사 등 안정화 대책 추진


정부는 품목별 수급 불안에 대응해 공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름배추는 생육초기 고사나 유실 시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예비묘 250만 주를 확보해 두었으며, 피해 발생 시 즉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에는 정부가 보유한 가용물량 3만 5500t을 산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한다. 하루 방출량은 100~250t 수준으로, 이는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400~500t)의 25~50% 수준이다.


고랭지감자는 생육 회복을 위해 관수시설 총동원을 유도하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TRQ 3200t 수입권 공매와 고랭지감자 가격안정제 물량 1만 2000t 공급을 통해 수급 안정을 추진하고 있다.


계란은 산란계 생산 주령을 84주령에서 87주령으로 연장했으며, 고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영양제와 비타민제를 지원하고 있다. 계란자조금을 활용해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계란의 단가도 30구 기준 최대 1000원 인하했다.


닭고기는 육계 병아리 입식량을 지난해보다 3.6% 확대했고, 종계의 생산 주령 제한도 해제했다. 수입 닭고기의 경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공급 차질이 우려됐던 브라질산 대신 태국산 4000t을 확보해 7월 중순부터 순차 공급 중이다. 8월 중순부터는 브라질산도 정상 공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TF’를 운영해 24시간 비상연락망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자체별 담당자 지정, 긴급 급수체계 가동, 얼음·면역증진제·차광막 지원 등도 병행 중이다.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17일부터 8월 6일까지 전국 1만 2000개 대형·중소형 마트에서 ‘여름 휴가철 농축산물 특별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개인당 할인 한도는 주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상향되며, 품목당 최대 40%까지 할인된다. 전통시장 130곳에서는 100억 원 규모의 현장 환급행사도 진행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올여름 농축산물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공급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