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보다 높은 배구 연봉 ‘우물 안 개구리’ 민낯 [기자수첩-스포츠]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7.09 07:00  수정 2025.07.09 07:00

V리그 남자 평균연봉 2억3400만원·여자 1억6300만원

KBO리그 평균 연봉 1억6071만원보다 높아

최근 국제무대서 나란히 고전, 남녀 대표팀 모두 해외파 ‘0명’

2025 AVC 네이션스컵 대회에서 4위에 머문 남자 배구대표팀.(자료사진) ⓒ 뉴시스

최근 한국 배구의 국제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매년 상승 중이다.


최근 2025-26시즌 선수 등록을 마감한 한국배구연맹(KOVO)은 선수들의 보수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프로배구 V리그는 남녀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11명이 등록한 V리그 남자부 선수들의 평균 보수는 2억3400만원으로, 지난 시즌(2억2300만원)보다 1100만원이 올랐다. 104명이 등록된 여자부 선수들도 평균 1억6300만원으로 지난 시즌(1억6100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남녀 선수들 모두 2025년 KBO리그 평균 연봉(1억6071만원)을 뛰어넘는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군림한 프로야구는 지난해 10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올해는 1300만 관중을 바라볼 정도로 시장 규모나 흥행에서 V리그를 앞지르고 있지만 평균 연봉은 더 적다.


V리그의 연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에 반해 국제 경쟁력은 계속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남녀대표팀이 참가한 국제무대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자 배구는 현재 상위 18개국이 참가 중인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은 VNL 1∼2주 차 8경기에서 단 1승(7패) 만을 기록하며 18개 참가 팀 중 17위에 머물러 있다.


8전 전패를 당한 최하위 세르비아에 가까스로 앞서 있는 상황인데 순위가 밀려난다면 내년 VNL에 참가하지 못한다.


한국은 9일 오후부터 일본 지바에서 진행되는 VNL 3주 차 경기에서 폴란드,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와 차례로 맞붙는데 1승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남자 배구는 7년 째 VNL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달 바레인에서 열린 2025 AVC 네이션스컵 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이 대회는 일본, 중국, 이란 아시아 최상위권 팀들이 VNL 일정으로 불참한 대회다.


아시아의 용들이 빠진 이번 대회서 한국은 우승을 노렸지만 4강서 홈팀 바레인에 덜미를 잡힌데 이어 3, 4위전에서는 카타르에 패했다. 아시아에서도 7위권에 그치고 있는 게 한국 남자 배구의 참담한 현실이다.


V리그서 활약 중인 여자 선수들. ⓒ 뉴시스

한국 배구가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에 안주하고 도전정신이 사라진 선수들의 정신 상태를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배구여제’ 김연경은 그간 후배 선수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지만 현재 남녀대표팀 통틀어 해외서 활약 중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나마 남자부에서는 이탈리아 몬차에서 최근까지 활약했던 이우진이 피로 골절로 낙마한 정지석(대한항공)을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주력 선수는 아니다.


여자 배구대표팀 이다현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을 시도했지만 결국 흥국생명과 계약을 체결하며 V리그에 잔류했다.


물론 한국에서 많은 연봉을 받다가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해외에 진출한다면 기량 발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연봉 등 현실적인 여건은 포기해야 한다.


배구 실력은 점점 퇴보하는데 국내 V리그 연봉은 계속 상승 중이다. ‘우물 안 개구리’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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