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초의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탄저균은 생물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고위험병원체다. 이번 백신 개발은 국가 공중보건 위기 대응 역량 강화에 큰 의미를 지닌다.
질병관리청은 7일 국내 제약사인 녹십자와 공동 개발한 탄저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국산 신약 39호로 등록됐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단백질 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다.
탄저균은 흡입 시 치명률이 높고 생물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이 커 지속적인 대비가 필요한 병원체다. 질병청은 1997년부터 백신 개발 기반 연구를 시작해 공정개발과 임상시험을 거쳐 2023년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올해 4월 최종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백신은 기존 탄저백신과 제조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존 제품은 탄저균 배양액에서 항원을 추출했지만 국산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방어항원을 대량 생산해 정제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탄저균 독소 성분에 의한 부작용 우려가 줄어들고 안전성이 더 높다는 평가다.
임상시험과 비임상 동물실험 결과, 탄저균 독소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유의미하게 생성됐다. 탄저균 포자 공격에 대한 생존률도 높게 나타났다. 질병청은 안전성과 효과 모두 충분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백신 개발로 기존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탄저백신을 국내 기술로 자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생물테러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관련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기술적 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청은 향후 이 백신을 국가 보안과 중요 시설의 기능 유지를 위한 목적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초동 대응 인력인 질병청·소방·경찰·대테러센터 관계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다. 구체적인 접종 일정은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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