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들은 친구가 자기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부당한 상황을 겪어도 “괜찮아”라며 덤덤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속이 깊고 참을성이 많은 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과연 아이의 속마음이 정말 괜찮은지 궁금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 중에는 간혹 갈등을 피하고 속상함을 잘 표현하지 못하며, 자기 감정을 억누른 채 괜찮은 모습을 ‘보이는’ 습관을 지닌 경우가 있다. 뭐든지 괜찮다고 하는 착한 아이, 어떤 속마음을 지니고 있고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Why?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의 진짜 속마음?
① ‘괜찮아’ 이면에 존재하는 감정 회피
아이들은 때때로 갈등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 “괜찮아”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진짜로 화가 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화나 속상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혹은 표현하면 더 큰 갈등이 생길까 봐 두려워서일 수 있다. 부모나 교사에게 ‘화도 안 내고 울지도 않고 착한 아이구나’라는 식의 말을 자주 듣는 아이일수록, 속마음을 감추고 겉으로는 괜찮은 척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
② 관계 유지를 우선시하는 성향
자신의 감정보다는 타인의 기분을 먼저 살피는 아이는 종종 자기 욕구나 감정을 숨긴 채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가 참으면 돼’, ‘내가 뭐라고 하면 친구가 싫어할까 봐’ 같은 생각은 자기존중감보다 관계가 훼손될 것 같은 불안감이 더 강하게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가정 내에서 “화를 내면 안 돼”, “양보해야 착한 거야”라는 메시지를 자주 들은 아이의 경우, ‘사회적 바람직성’을 중시하면서 정서적 불편감을 참고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How?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어떻게 가르칠까?
① ‘싫다’고 말해도 괜찮다는 메시지 주기
반대나 거절의 표현이 관계를 해칠까 봐 혹은 평소에 잘 말하지 않다 보니 익숙지 않아 ‘싫다’는 말을 하기 어려워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절’도 중요한 자기표현이며, 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더라도 안전하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 “‘이건 내가 아끼는 거라 지금은 빌려주기 싫어’”라고 정중하게 말하면, 친구에게 너의 마음이 잘 전달될 거야”, “싫다고 이야기하면 친구도 마음이 상할 수 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이좋게 놀 수 있을 거야”
② 자신의 감정이 허용되는 경험 제공하기
‘화났어’, ‘속상해’, ‘아쉬워’처럼 구체적인 단어로 말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평소에도 책을 읽으면서 혹은 놀이 상황에서 감정을 물어보며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 볼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허용되는 경험을 통해 점차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예) “책에서 친구가 블록을 부숴버렸네, 속상하겠다. 너도 친구가 그러면 기분이 어때?”, “애써 만든 건데 부서지면 속상하지. 그렇게 느끼는 건 당연해”
양보도 중요한 미덕이지만 그보다 더 먼저 완성돼야 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힘이다. ‘괜찮아’라는 말 뒤에 숨은 불편한 감정과 위축된 마음을 놓치지 말고, “속상했을 수도 있어. 그럴 땐 싫다고 해도 괜찮아”와 같은 말로 감정 표현의 허용 범위를 넓혀줘 보자.
반드시 아이가 자신의 속마음을 말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녀에게 “괜찮다고만 하지 말고, 진짜 네 마음을 말해”라며 강요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를 그냥 지나치는 것과 감정을 존중해 주면서 표현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다르다. 그렇다면 아이는 겉으로 자신의 마음을 말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는 과정까지는 실행해 볼 수 있으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가 있다는 안정감을 지닐 수도 있다. 감정을 지키는 방법은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며, 이는 아이가 앞으로 더 건강하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이기나 플레이올라 원장kina8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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