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여자축구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며 WK리그 살리기에 나섰다.
선수협은 최근 세종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을 방문해 선수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단순한 격려를 넘어, 한국 여자축구가 직면한 위기와 대책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자리였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출산율 감소와 함께 초·중·고 여자 선수 수가 급감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7~8년 내에 여자축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현장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WK리그는 리그 일정조차 제대로 공지되지 않고, 경기 결과조차 연맹 홈페이지에 제때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팬은 물론, 미디어와 지역사회도 여자축구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무관심은 선수들의 자존감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방송과 예능 덕에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정작 선수와 현장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래서 우리가 더 자주, 가까이 현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협은 WK리그 제도 개선을 위한 국제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FIFPRO(국제축구선수협회) 및 해외 여자선수협과의 교류를 통해 선진 제도 사례를 공유받고 있다. 웨일스 여자대표팀은 출산·육아 복지 체계를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는 안정적인 선수 생활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는 아직 제도화 초기 단계지만, 해외 사례를 참고해 WK리그에 맞는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선은 큰 목소리보다 작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현장을 더 자주 찾고, 선수와 더 깊이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협은 앞으로도 국내 구단과의 신뢰를 쌓는 동시에 FIFPRO와의 교류를 확대하며, 한국 여자축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틀 마련에 앞장설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김훈기 사무총장은 “지금은 여자축구의 미래가 걸린 갈림길”이라며 “선수들이 자신 있게 운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곧 여자축구의 존속과 확장의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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