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의존도 줄인다" 삼성 시스템 반도체 회복 시동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6.25 12:07  수정 2025.06.25 12:07

3나노 GAA 공정 적용 '엑시노스 2500' 공개

갤럭시Z 플립7에 전량 탑재 자립 생태계 전환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을 공개하며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반등 신호탄을 쐈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의 3나노미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이 본격 양산 단계에 돌입하면서, 퀄컴 중심이었던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따를지 기대되고 있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플래그십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을 전량 탑재할 계획이다. 엑시노스 AP가 폴더블폰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고급 제품군에 자체 칩을 탑재해 자사 AP 독립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 시스템 LSI가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3나노 GAA 공정 기반으로 제조한다. 모바일용 AP 가운데 해당 공정을 적용한 첫 사례다. 지난 2023년 엑시노스 W1000이 웨어러블용 AP 최초의 3나노 제품이었다면, 엑시노스 2500은 본격적인 스마트폰용 3나노 칩의 포문을 연 셈이다.


엑시노스 2500은 10코어 CPU(중앙처리장치) 구조에 최신 Arm 아키텍처 기반의 고성능 코어를 탑재해 전작 대비 CPU 성능이 약 15% 향상됐다. AI 연산 성능 역시 39% 가량 강화됐으며, 초당 최대 59조회(TOPS :Tera Operations Per Second)의 처리 성능을 지원한다. GPU 사양도 업그레이드 돼 AI 기반 이미지 처리 성능도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500을 통해 기존 퀄컴 칩 중심의 스마트폰 AP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 초에는 3나노 수율 문제로 인해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탑재가 무산된 바 있지만,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부터는 양산 안정화에 성공하며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AP 칩 구매 비용이 연간 10조 원이 넘는 상황에서 외산 칩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장기 수익성 확보의 핵심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퀄컴으로부터 설계 라이선스를 공급받는 형태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대비, 자체 칩 개발을 통한 로열티 절감과 설계 주도권 확보 효과도 기대된다.


자체 AP를 사용하면 AI 기능은 물론 전력 효율, 카메라 성능 등도 갤럭시에 맞춰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에 이번 엑시노스 2500 발표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비용·설계·자립적 생태계 구축을 향한 삼성의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자립 ㅊ제 강화와 매출 구조 재편도 기대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설계와 파운드리를 통합 운영한 결과물이자, 시스템 반도체 내재화 전략의 상징이다. 양산 수율 안정 여부와 실사용 성능이 확인되면 향후 갤럭시 S 시리즈까지 자체 칩 확대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500’의 본격 탑재를 기점으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3나노 GAA 공정의 신뢰도를 확보해 외부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관심은 오는 7월 9일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로 쏠리고 있다. 엑시노스 2500의 실제 성능과 시장 반응에 따라,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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