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고별 기자간담회…퇴임 소회 밝혀
집에 간 날 37일…숙직·비상대기 369일
"12·14 200만 여의도 진군 지금도 감격"
차기 당대표 출마 시사…"고민하고 있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종면 원내대변인,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정진욱 원내대표 비서실장 ⓒ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년이 조금 넘는 임기를 마치고 지도부 자리에서 내려왔다. 박 대표는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고 윤석열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최근 자신의 차기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3선 의원인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3일 더불어민주당 1기 원내대표로 선출돼 406일간 원내를 이끌어왔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보좌진들이 재미있는 통계를 하나 냈다"며 "원내대표 임기 406일 중 인천에 있는 집에 간 날이 37일이고, 국회 경내에서 숙직하거나 인근에서 비상대기한 날이 369일이나 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당선 직후 원 구성 협상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헌정 사상 최초의 제1야당의 단독 과반 의석이라는 총선 민심은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독선의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하라는 것이었다"며 "원내 지도부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책임국회'를 만들자는 기조 아래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맡음으로써 행정부 견제 역할을 강력하게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관철해냈다"고 했다.
또 "당시 원내 지도부는 일하는 국회라는 운영 원칙을 세웠다"며 "지난 1년간 민주당은 상임위 전체회의 335회, 각종 입법 현안 청문회와 공청회 36회, 현안 질의 61회를 열었다. 법이 정한 국회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했고, 입법 청문회 등을 통해 정권의 부당·위법한 행태의 실상을 국민께 소상하게 알렸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지난 1년 누가 뭐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당연히 국민과 함께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라며 "2차 투표 표결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12월 14일, 100만 명이 넘는 200만 명에 달하고 있는 시민들이 국회를 압박하고 여의도로 진군했던 그 순간은 지금도 감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석방 이후 국회와 광화문 광장을 12일간 100㎞가 넘는 도보 행진으로 오가며 파면을 촉구하며 비상 행동을 한 달 내내 이어왔다. 그리고 4월 4일 11시 22분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 그리고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까지 나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생애에 최고로 가슴 벅차고 진심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돌이켜 보면 윤석열의 파면은 필연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든다. 작년 8일 19번째 거부권이 행사되던 때 대통령이 계속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다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며 "그런데 이 경고가 불과 몇 달 뒤에 현실이 됐다. 오만과 독선의 폭주를 멈추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모조리 무시한 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민을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제 이재명 대통령을 보유한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 됐다"며 "대한민국을 또 한 번 지켜낸 위대한 국민과 함께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과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완수해 가야 한다. 내일 새로 선출되는 민주당 제2기 원내대표단이 온 힘을 다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본회의를 통과한 안건들 중 의미 있는 법안이 무엇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윤석열 탄핵소추안이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12·3 계엄 사태가 일어나고 그 다음날인 4일 계엄이 해제됐다. 그리고 7일 탄핵안을 올렸는데 투표가 불성립됐다"며 "국민의힘 의원 108명에게 본회의장에 들어와달라고 국민들과 함께 울며 호소했고 그 결과 14일 탄핵안이 기적같이 통과됐다. 국민들이 여의도로 압박 진군하면서 국민의힘은 7일과 다르게 14일 국회에 출석해 투표했다"고 회상했다.
코스피 5000을 목표로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은 '주주보호 원칙'이라는 개념의 모호성이 지적을 받아온 만큼 현실성 있게 개정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주주충실 원칙을 어디까지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검찰개혁 4법'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되 서두르지 않겠다"며 "야당들과 조율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최대한 잘 협의해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 4법은 검찰청법 폐지 법안과 공소청 신설 법안,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 국가수사위원회 신설 법안이 포함된다.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솔직히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난 1년간 원내대표로서 지내오고 나서 새 정부와 민주당의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박 원내대표와 함께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청래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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