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회 올까"…바람 일으킨 안철수, '국민의힘 구원투수' 가능성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6.07 06:10  수정 2025.06.07 06:10

'대선 적극 지원' 이미지 일신…당내 호평↑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 거론…"바람 분다"

중도 이미지 한몫…"당원들 언급하는 중"

'부족한 조직력' 어떻게 벌충하느냐가 관건

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 본 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지지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 안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당에 필요한 개혁과 혁신·쇄신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 만큼, 부족하단 평가를 받는 당내 세력만 확보하게 된다면 실제 당권을 잡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 의원이 가진 중도·보수적인 이미지가 현재 당이 필요로 하는 변화·쇄신에 적합한데다, 대선 과정을 거치며 당내에서의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일신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이미지가 일신된 건 이번 대선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종 4인에 들었던 안 의원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적극적으로 김 전 장관을 돕기 시작했다. 지난달 9일 당 지도부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 전 장관의 '강제 단일화'를 강행했을 때, 페이스북에 "강제 단일화는 곧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주목 받은 바 있다.


이후 안 의원은 지난달 19일 서울역 유세, 20일 송파 유세, 22일 경제5단체 간담회와 대한의사협회 회장단 간담회 등에서 김문수 후보와 동행하며 적극적인 선거운동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심지어 지난달 21일엔 앙숙으로 알려진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모습으로 지지층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안 의원은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6·3 대선 당일 상황실에서 홀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며 주목 받기도 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승하는 것으로 나오자 다른 선대위원장, 의원들은 모두 분분히 자리를 떴지만 안 의원은 홀로 4시간 동안이나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 패배 직후 차기 당권의 향배가 논의되는 시점에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당 비상대책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새 지도부가 꾸려져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자 안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 여부는 당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열린 김문수 대선 후보의 유세에 앞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당내에서도 안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계엄과 탄핵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한 당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계엄·탄핵 반대와 정면으로 선을 그어온 안 의원의 이미지가 현재 당에서 필요로 하는 변화와 혁신의 이미지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김기흥 전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내가 깃발을 안 들었지만 즉, 1등 후보가 아니지만, 4등 후보가 됐든 3등 후보가 됐든 현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원들이나 중도보수에 있는 분들이 안철수 의원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이 당권에 실제 쟁취하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약점은 당내에 소위 '안철수 계파'라고 하는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대표로 나가려면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선출직 최고위원이 최소 2~3명은 있어야 한다"며 "또 당원 100%인 지금 전대 룰을 생각하면 당원 표를 가진 조직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은 해볼 수조차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력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원내교섭단체 규모에 상당하는 20명 안팎의 '한동훈계' 의원들이 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 또, 원내대표 후보군과 최고위원 후보군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 당권 도전에 나서서 맞서기 위해서는 안 의원이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안 의원과 구심점을 잃은 친윤계와 손을 잡는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윤계가 가진 막강한 당내 조직력을 확보할 순 있지만, 계엄과 탄핵 반대를 부정해온 안 의원이 이를 옹호해온 친윤계와 손을 잡는 것을 정당화할 '정치적 명분'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권 선거 즉, 전당대회도 하나의 선거라고 보면 '바람'이 중요한데 지금 '안철수 바람'이 당에 불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안 의원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여긴 분들이 실제로 많은 만큼, 전략만 잘 짜서 나온다면 진짜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은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메워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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