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적극 지원' 이미지 일신…당내 호평↑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 거론…"바람 분다"
중도 이미지 한몫…"당원들 언급하는 중"
'부족한 조직력' 어떻게 벌충하느냐가 관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지지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 안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당에 필요한 개혁과 혁신·쇄신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 만큼, 부족하단 평가를 받는 당내 세력만 확보하게 된다면 실제 당권을 잡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 의원이 가진 중도·보수적인 이미지가 현재 당이 필요로 하는 변화·쇄신에 적합한데다, 대선 과정을 거치며 당내에서의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일신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이미지가 일신된 건 이번 대선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종 4인에 들었던 안 의원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적극적으로 김 전 장관을 돕기 시작했다. 지난달 9일 당 지도부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 전 장관의 '강제 단일화'를 강행했을 때, 페이스북에 "강제 단일화는 곧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주목 받은 바 있다.
이후 안 의원은 지난달 19일 서울역 유세, 20일 송파 유세, 22일 경제5단체 간담회와 대한의사협회 회장단 간담회 등에서 김문수 후보와 동행하며 적극적인 선거운동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심지어 지난달 21일엔 앙숙으로 알려진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모습으로 지지층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안 의원은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6·3 대선 당일 상황실에서 홀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며 주목 받기도 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승하는 것으로 나오자 다른 선대위원장, 의원들은 모두 분분히 자리를 떴지만 안 의원은 홀로 4시간 동안이나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 패배 직후 차기 당권의 향배가 논의되는 시점에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권성동 원내대표와 당 비상대책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새 지도부가 꾸려져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자 안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 여부는 당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당내에서도 안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계엄과 탄핵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한 당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계엄·탄핵 반대와 정면으로 선을 그어온 안 의원의 이미지가 현재 당에서 필요로 하는 변화와 혁신의 이미지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김기흥 전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내가 깃발을 안 들었지만 즉, 1등 후보가 아니지만, 4등 후보가 됐든 3등 후보가 됐든 현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원들이나 중도보수에 있는 분들이 안철수 의원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이 당권에 실제 쟁취하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약점은 당내에 소위 '안철수 계파'라고 하는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대표로 나가려면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선출직 최고위원이 최소 2~3명은 있어야 한다"며 "또 당원 100%인 지금 전대 룰을 생각하면 당원 표를 가진 조직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은 해볼 수조차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력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원내교섭단체 규모에 상당하는 20명 안팎의 '한동훈계' 의원들이 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 또, 원내대표 후보군과 최고위원 후보군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 당권 도전에 나서서 맞서기 위해서는 안 의원이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안 의원과 구심점을 잃은 친윤계와 손을 잡는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윤계가 가진 막강한 당내 조직력을 확보할 순 있지만, 계엄과 탄핵 반대를 부정해온 안 의원이 이를 옹호해온 친윤계와 손을 잡는 것을 정당화할 '정치적 명분'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권 선거 즉, 전당대회도 하나의 선거라고 보면 '바람'이 중요한데 지금 '안철수 바람'이 당에 불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안 의원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여긴 분들이 실제로 많은 만큼, 전략만 잘 짜서 나온다면 진짜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은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메워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