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캠프 해단식'에서 "내 부족함" 사과
"국민의힘, 민주주의의 기본적 이해 없어"
"민심 반영할 시스템 자체가 매우 약해"
의원들, '패배 책임 갑론을박' 벌이기도
김문수 국민의힘 전 대선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며 큰 역사적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21대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했다. 이와 함께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문수 전 후보는 4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내 부족함으로 패배를 안겨드린 점을 용서해달라"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우선 "국민들 대부분이 원하지 않던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취임하는 것을 보면서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봤다"며 "우리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투철한 사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것이 바로 계엄이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 우리 당이 계엄을 했던 대통령을 뽑았고, 우리 대통령의 뜻이 당에 많이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대해서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절대 이런 식의 계엄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전 후보는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과연 어떤 사람을 당대표로 뽑느냐, 또는 누구를 공직후보자로 뽑느냐는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며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되는 방식으로 공직후보, 당대표를 뽑지 않았느냐. 지금 민주주의가 숨을 못 쉬는 정당"이라고 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의원회관에 '경제는 민주당'이라고 돼있는 포스터를 보고 놀랐다. 경제는 당연히 국민의힘이었는데 확고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드려야 한다"며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굉장히 약하고, 현장과 밀착하지 않고 동떨어진 점이 선거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경제와 민생에 대한 우리 당의 투철하고 확고한 자기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전 후보는 "지금 우리끼리 다투는 것도 어느 정도 다투고 어디까지 안 다퉈야 하는지 룰 자체도 확립이 안돼 있다"며 "대선이라는 큰 일전을 해야 될 상태에서 당 동지들이 얼마나 원만하게 가는지도 중요한데 이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패했지만 국민의힘이 있기 때문에 정치·경제·민생의 희망이 있다"며 "다시 한 번 이 절망하는 국민들에게 모두가 심기일전해서 희망이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날 해단식에서 대선 패배의 이유와 책임을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어지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해단식에서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여러 가지 패인이 있겠지만 당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서 우리가 적을 향해서 싸워야 되는데 내부를 향해서 싸우는 모습은 절대적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도덕적·인격적으로 얼마나 결함이 많느냐. 사법적 리스크가 얼마나 많느냐"라며 "그럼에도 후보로 선정하고 당선을 위해 잡음 하나 없이 뛰는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은 "이길 수 있다는 선거를 졌다는 분노와 화남이 있다. 결정적인 것은 보수의 분열인데, 우리 스스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의원총회장에서 발언을 하면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발언을 멈추게 하는 반민주적 모습들이 보수 분열의 행태로 나타났다"고 친윤계를 겨냥한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시절 당대표를 지냈던 이정현 전 의원은 "많은 동지들이 전선에 서서 피눈물 나게 뛰고 있는데 뒤에 앉아서 관전평이나 하고 앉아 있고 그런 식의 정치를 하지 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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