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윤석열 최대 패인…대선 개입 시도로 국민적 반감 키워 [정국 기상대]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6.04 06:05  수정 2025.06.04 11:06

국민적 공감 없는 계엄 거센 반발 일으켜

석방 후 사과·반성無…파면 승복도 안 해

뒤늦은 탈당…43일 만에 떠밀리듯 물러나

영화 관람, 대독 메시지…존재감 행보 지속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 4일 새벽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히고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반성 없는 태도가 이번 대선 최대 패인으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듯한 모습으로 이번 대선을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 구도로 만들면서 국민적 반감을 더 키웠다는 평가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의 큰 반발을 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11시경 계엄을 선포한 직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국회·정당 활동을 금지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했고,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최정예 특수부대를 국회에 투입했다. 나머지 계엄군은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 강제 진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과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계엄의 핵심 명분으로 들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당시 상황은 비상계엄 요건에 해당하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여겨지지 않았던 만큼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계엄 사태는 계엄 선포 다음날인 12월 4일 새벽 1시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해제 수순을 밟았다. 같은 날 새벽 4시 26분경 대통령실에서 계엄 해제를 발표하고 새벽 4시 30분 국무회의 의결로 계엄 해제를 선포하며 6시간 만에 완전히 종료됐다.


이후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재판 절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핵심 역할을 한 군 사령관들이 국회 봉쇄, 의원 끌어내기, 정치인 체포 명단 존재 등 증언을 쏟아내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더욱 커졌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윤 전 대통령은 체포 52일 만에 석방됐다. 법원은 검찰이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한 점을 구속취소 이유로 들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52일 만에 국민들 앞에 모습을 보였으나 사과하거나 반성하는 모습 없이 웃는 얼굴로 서울구치소 밖을 나오면서 국민들의 분노에 더 불을 지폈다.


윤 전 대통령은 오히려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모습만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구치소를 나오면서 "나의 구속과 관련돼 수감된 분들이 계신다. 조속히 석방되길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서부지법 난동사태 가담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에 대한 사과 없이 지지자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만 내면서 분열 조장을 이어갔다. 석방된 지 12일 후 그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단식 중인 지지자들에게 "단식을 멈춰달라"고 당부했고,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을 시도한 뒤 숨진 지지자 유족에게는 "아버님 뜻을 잘 받들겠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인용 판결에 대한 승복 메시지도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으로 파면된 직후 "나를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틀 뒤인 6일에는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변호인단을 향해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 판결에 대한 승복은 끝내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탈당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친윤계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 탈당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뒤 윤 전 대통령은 탈당을 선언하며 떠밀리듯 물러났다. 외연 확장 효과를 누리기엔 결단이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은 파면 이후 약 43일 만이었다.


탈당 후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중도층 지지자들의 빈축을 샀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고, 지난달 31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서는 대독 메시지를 통해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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